기획본부, 사장급 임원 없어…기능 약화 전망도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이른바 현대자동차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기획조정본부가 장재훈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재편된다.
이번 조치는 김걸 전 기획조정실장(사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자리를 채우는 대신, 장재훈 부회장에게 그룹 기획을 전담시키며 그의 권한을 강화하는 모습으로 해석된다.
장 부회장은 당장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 수소 사업 안착, GBC 프로젝트 지연 해결 등 당면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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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장재훈 부회장, 기획조정본부 진두지휘
현대자동차는 10일 발표한 2024년 정기 임원인사에서 장재훈 부회장이 기획조정 담당을 겸직한다고 밝혔다.
기존의 기획조정실은 기획조정본부로 개편되어 장재훈 부회장의 직접적인 관리 하에 놓이게 됐다. 이번 인사는 장 부회장의 그룹 내 역할 확대로 해석된다.
장 부회장은 지난달 15일 사장단 인사를 통해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에서 그룹 완성차 상품 기획·제조·품질 관리 등을 총괄하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와 함께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는 그룹의 핵심 업무까지 맡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장재훈 부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안착하는데, 큰 공을 세웠고, 특히 정의선 회장의 최측근으로 직급 체계를 개편하는 등 현대차 조직문화를 개선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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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BC 프로젝트·순환출자 해소 등 속도 낼 가능성
장재훈 부회장의 기획조정본부가 풀어야할 숙제는 당장,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 설계 변경을 둘러싼 재협상으로 보인다.
특히 GBC 사업은 그간 서울시와의 협상 결렬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상징성과 파급력 등을 감안할 때 장 부회장이 사업추진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장 부회장은 올해 6월부터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과 함께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을 맡고 있다. 수소 사회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어 관련 사업 안착에도 공을 들일 전망이다.
특히 장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순환출자 구조 해소를 위해 힘을 쏟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국내 10대 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순환출자 형태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당장 정의선 회장의 지분율을 높이기 위해 정몽구 명예회장의 지분 상속 및 현대모비스 지분 매입에 장 부회장이 직접 컨트롤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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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본부, 사장급 임원 없어…기능 약화 전망도
일각에서는 기획조정본부를 전담하는 사장급 임원이 없어짐에 따라 조직 규모가 축소되어 기존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현대차그룹 기획조정실은 그동안 계열사 관리 등을 담당하는 그룹 내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다. 특히 총수 일가의 핵심 참모격 인사들로 조직이 구성된 핵심 중 핵심으로 분류된다.
김걸 전 기획조정실장이 지난달 22일 정몽구재단 부이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후임 인선을 두고 다양한 추측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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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부사장 전무 승진 53명 ‘세대교체’ 박차
이번 정기 임원 인사에서는 현대차 최고재무책임자(CFO) 겸 최고전략책임자(CSO)를 맡고 있던 이승조 전무와 아이알(IR) 담당 임원인 구자용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기아에서는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이태훈 전무가 부사장으로, 재경본부와 미국판매법인 재무총괄 등을 거친 김승준 상무가 전무로 승진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미래 준비를 위한 리더십 세대교체"를 강조했다. <2024년 12월 10일자 현대차그룹, 임원인사 단행…부사장·전무 승진 53명 '세대 교체' 참고기사>
신규 선임 임원의 64%를 40대로 구성하여 그룹 전체 임원 중 40대 비중을 2020년 21%에서 올해 41%로 크게 높였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의 임원 승진자는 현대차 73명, 기아 43명, 현대모비스 20명 등 총 239명에 달한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