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투자청 매각 과정서 고용의무 조항 빠져 ‘불안감’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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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류정민 기자] 지난 몇 년간 국내 건설경기가 급속히 악화된 가운데, DL그룹이 보유한 글래드 호텔 3곳을 싱가포르투자청(GIC)에 매각한다.
이 과정에서 DL그룹은 신속한 매각을 위해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진 근로자들에 대한 ‘고용의무’ 조항을 협상 테이블에서 제외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고용 불안에 내몰린 글래드 호텔 근로자들은 DL그룹의 ‘밀실 매각’을 규탄하면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강력히 투쟁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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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글래드호텔) |
◇ DL그룹, 글래드 호텔 매각 추진…GIC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일 업계에 따르면 DL그룹은 지난 2월 ▲글래드 여의도 ▲글래드 코엑스 ▲메종 글래드 제주 등 3개 호텔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싱가포르 투자청(GIC)을 선정했다. DL그룹은 호텔 사업을 철수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는 건설경기가 악화된 가운데, 조직 슬림화를 통해 재무 건전성을 높이고, 데이터센터나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신사업 투자에 집중하기 위한 구조조정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GIC는 글래드 호텔 3곳에 대한 현장실사를 진행 중이다. 인수 대금은 약 6000억원 안팎으로 점쳐지고 있다.
DL그룹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호텔 사업은 그룹 내 비주력 사업으로 평가되어 왔다"며 "이번 매각을 통해 주력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고용보장 등에 대해서 “협의 중으로 안다”며 구체적 답변은 피했다.
글래도 호텔 여의도 한 관계자는 “GIC는 최근 들어 현장실사 횟수를 늘리고 있으며, 5~10여명이 방문해 객실, 식음료, 소방점검 등을 둘러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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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양 글래드호텔앤리조트지부 지부장이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밀실매각 중단하라…근로자들 거리로 내쫓겨
문제는 글래드 호텔 매각 과정에서 ‘밀실 매각’ 논란이 불거졌다는 점이다. 호텔이 매각될 경우 일정 수준의 인력 교통정리가 불가피하다.
특히 외국계 기업의 경우 국내법 적용이 어려워 ▲해고 ▲인사이동 ▲근로조건 변경 등 영향을 받을 수 있다. 글래드 호텔 근로자들의 고용불안이 커질 수밖에 없다.
관광레저산업노동조합 글래드호텔앤리조트지부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DL그룹이 근로자들에 어떤 설명 없이 밀실 매각을 강행하고 있다”면서 “매각 후 고용 보장과 근로조건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했다”고 반발했다.
글래드 호텔 내부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싱가포르투자청과의 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고용 보장 관련 내용을 제외한 것 아니냐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대부분 근로자는 DL에서 GIC로 매각될 경우 전반적으로 근무환경이나 고용보장이 안좋아질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류정민 기자(hera20214@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