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은행주가 올 들어 주가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밸류업 이슈 덕분에 주가는 레벨업했으나, 추가 상승을 위한 모멘텀은 소진됐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정책, 규제 리스크에 경기 둔화, 금리 하락, 환율 변동성 확대 우려까지 더해져 지난해 주가 상승분을 상당 부분 반납했다.
증권가에서는 은행업에 대해 기대치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는 동시에, 기대치는 낮추되 꾸준히 일정 비중을 유지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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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작년 주가 레벨업...올해 조정 지속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전년도 저점 대비 96% 상승했던 은행주들은 올 들어 조정을 겪었다.
KB금융, 신한지주, 하나금융, 우리금융, 기업은행의 5개사 합산 시가총액은 전년 말 21조8000억원에서 연중 고점을 기록한 지난해 11월 말 37조9000억원까지 73% 상승했다. 전년 반기 말 합산 시총 19조3000억원 대비로는 96% 상승한 수치다.
지난해 이같은 은행주의 반등은 ‘밸류업’ 도입 기대 덕이었다. 자산가치 대비 주가가 저평가된 업종의 대명사로서 은행주들은 일반 지주회사 등 여타 저평가 대형주들과 함께 가파르게 상승했다. 은행주들은 연말 정치적 불확실성이 불거지기 이전까지 꾸준한 상승세를 보였다.
김한이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작년 12월 조정을 2월 주주환원 이행으로 극복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으나 녹록치 않았다"며 "시장 반등과 함께 급등하는 종목들이 속출했던 가운데, 은행주들은 비교적 조용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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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창구 (사진=연합뉴스) |
◇ 순이자마진 하락·가계대출 규제 등 악재
올해 은행주에는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가 가장 큰 악재다.
특히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순이자마진은 기준금리가 고점에 다다르는 순간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하락한다.
기준금리가 높아질수록 고금리 대출에 대한 수요는 감소하고, 예금에 대한 수요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정태준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순이자마진 하락은 이익 성장률의 둔화를 야기한다"며 "은행업 이익은 2020년이나 2023년처럼 인위적인 충당금 적립이 없을 경우에는 증가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대신 주가는 이익 증가 여부보다는 이익 성장률과 강한 동행성을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2025년 은행 합산 이익 성장률은 5.2%로, 2024년 7.8%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 연구원은 "은행업의 하락 사이클은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동행한다"라며 "장기간의 기준금리 인하 끝에 마침내 경기가 회복되고, 기준금리가 인하를 멈추고 시장금리가 반등하기 시작할 때에 비로소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이 도래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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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주주환원 관점에서 장기적인 접근 필요
상승 사이클이 도래할 때까지 가장 중요한 주가 지지 요소는 자사주 매입 정책이다.
은행주들이 분기 어닝시즌 마다 꾸준한 이익 규모를 보여주면서, 규제 비율을 준수하며 자사주 매입 소각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여가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이다.
이 때 자사주 매입을 통한 주주환원율이 높아야하고, 매입 기간 공백의 최소화도 중요하다.
김한이 연구원은 "주주환원정책에 기반한 ROE 상승 제약 완화, 주당가치 제고에 따른 주가 상승여력 발생, 배당매력 등이 투자포인트"라며 "실적발표 시기를 전후로 주주환원 규모와 증익 여력을 확인하면서 은행주의 초과상승 구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정치적 불확실성과 규제 리스크가 큰 상황에 경기 둔화, 환율 변동성 우려가 높고, 금리는 하락 추세"라면서도 "현재 CET1 비율이 13%를 상회하고 올해부터 주주환원율 40% 이상이 가능하며 PBR이 상대적으로 낮아 자사주 매입/소각의 밸류에이션 개선 효과가 크다"며 장기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편입할 것을 조언했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