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5월 FOMC, 트럼프에게 공을 넘긴 파월

인사이드 / 박남숙 기자 / 2025-05-09 07:00:41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5월 FOMC는 상방 혹은 하방 쪽에서 별다른 재료를 제공하지 못한 이벤트로 종료됐다.

연준(Fed)은 5월 7일(현지시각) FOMC를 통해 기준금리를 4.25% ~ 4.5%로 동결을 결정했다.

 

이미 CME Fed Watch 기준 3월 금리동결을 90% 이상 반영했던 만큼 이번 결정은 시장 컨센서스에 부합한 결과라는 해석이다.

QT(국채 50억달러, MBS 350억달러)도 유지하기로 했다. 금리결정은 만장일치였다.

파월 의장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을 표명했지만, 향후 관세 정책이 데이터와 통화정책에 미치는 영향은 사후적으로 확인해가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메인 이벤트 중 하나였던 5월 FOMC는 아직 연준에게도 트럼프 관세의 영향을 더 셈법을 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 경기 침체 불안 달래기, 5~6월 경제지표 주목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는 동결했으나, 금리 동결 여부보다 더 중요했던 것은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이었다. 

 

경기 측면에서는 침체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달래준 모습이다. 

 

키움증권에 따르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은 관세 발 수입 급증으로 인한 이례적인 현상에 불과하며 2분기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것임을 시사했고, 고용 시장을 포함함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조하다는 자신감을 표명했다. 

 

최근 소비심리지수, 기업심리지수 등 심리지표들이 모두 약화되기는 했지만, 비정상적으로 약화된 측면이 있으며 실물 데이터 상 경제가 둔화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가 없다는 식의 평가를 내렸다. 

 

트럼프의 금리인하 압박에 연준은 정치적인 압력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선을 긋기도 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에 더 주목했던 것은 관세 정책이 연준의 금리인하 경로에 어느정도 영향을 가하고 있는지였으며, 이에 대해 연준은 가시적인 신호를 제공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지난 4월 중 몇차례 연설을 통해 이야기해왔던 것처럼, 파월 의장은 이번 상호관세의 여파가 예상을 뛰어넘었으며, 이것이 소비와 투자, 인플레이션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할지는 불명확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실제로 최근 업데이트된 미국의 무역정책 불확실성은 지난 3월 5000pt대에서 상호관세 발표 이후인 4월에는 7900pt대로 한차례 더 폭등하면서, 전례 없는 고점을 경신하고 있는 중이다.

 

이 같은 파월의장의 신중한 발언은 시장에서 생성되고 있었던 6월 인하 기대감을 7월로 연기시켰다.

 

다만, Fed Watch 상 올해 연말까지 금리인하 횟수가 3~4회 사이로 유지되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보아, 올 하반기로 갈수록 인하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는 데 베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인하의 성격으로서, 만약 하반기에 3~4회 인하가 경기 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인하의 성격이라면 올 하반기 증시 방향성은 하방으로 향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반대로 경기 침체에 선제적인 대응 혹은 인플레이션 둔화를 확인하고 인하를 하는 것이라면 하반기 증시 방향성은 상방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한지영 연구원은 "결국 이를 결정하는 것은 관세 정책이 경기와 인플레이션, 그리고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될 것"이라며 "경기, 인플레이션 등 매크로 상으로는 7월 FOMC전까지 발표되는 5~6월 데이터를 셈법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앞으로 두 달 동안 발표되는 데이터의 중요도는 높을 수가 있는데, 4월 말부터 나타난 중국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물량 감소의 여파가 5월 하순 이후부터 지표나 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상황을 지켜보자(Wait and see)"를 가장 많이 언급했다. 

 

현재 경제 상황과 물가, 실업을 감안해 금리 동결을 결정했지만, 트럼프의 관세가 미 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향후 물가, 실업, 경제전망과 통화정책 결정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무역협상 결과에 달려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트럼프에게 파월 연준의장은 공을 넘긴 셈"이라고 평가했다.

 

파월은 연준이 목표한 중립 수준의 금리로 도달하는 시기는 최소한 내년까지 어려울 수 있다고 했다. 

 

이는 순전히 무역협상 이후 최종 관세가 결정에 달려있다고 언급했다. 

 

(출처=대신증권)

 

◇ 무역 협상 진행 과정과 결과 따라 '일희일비' 장세 전망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파월 연준 의장이 트럼프의 관세 정책으로 모든 공을 넘긴 만큼 글로벌 금융시장은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들과의 무역협상 진행 과정과 결과에 민감해질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관세, 무역협상 관련 코멘트에 일희일비하는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6월 FOMC(18일) 전까지 공개되는 경제지, 특히 하드 데이터, 실물지표 결과도 주목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파월 연준 의장이 선제적 금리인하에 대한 선을 그으면서 더 많은 데이터를 볼 것임을 강조했다. 

 

향후 발표되는 4월, 5월 경제지표는 보편관세 10%와 대중국 관세 145%가 반영된 수치이다. 

 

물가 반등, 경기 불안을 이미 선반영했다고는 하지만, 소프트 데이터에 이은 실물 지표, 하
드 데이터의 악화가 현실화된다면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당분간 강한 상승보다 과열 해소, 매물 소화 과정을 거치면서 업종과 종목별 키맞추기 장세가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결국 현 시점에서 증시의 추가 상승 모멘텀 확보는 5~6월 중 미국과 중국, 여타 국가들의 협상을 통해 관세 수위를 낮춰가는 과정에서 수요 공백 불안 완화, 이익 전망 가시성이 얼마나 회복되는 지에 달려 있을 것"이라며 "그 전까지 한국이나 미국 모두 상단 레벨이 제한된 박스권 흐름을 베이스 경로로 설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지수 하단도 크게 밀리지 않을 것인 만큼 업종 순환매 플레이는 해볼만한 구간이란 조언이다.


국내 증시에서는 조선, 방산 등 주도주들이 지난 폭락장 이후 반등 탄력이 가장 컸으며 5월 이후에는 잇따른 신고가를 경신함에 따라 단기 가격 부담은 존재하는 구간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단기적으로는 차익실현 물량이 나와도 이상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

하지만 외국인 수급 여건, 여타 경기 민감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이익 가시성 등을 고려 시, 이들 주도주에 대한 비중 축소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더해 대선 정책 테마와 관련한 저 PBR주, AI 관련주, 그리고 인민은행의 지준율 인하로 중국 추가 부양 기대감이 재차 생성중인 중국 내수 소비와 관련된 국내 중국 소비 관련주들을 박스권 장세 속에서 알파를 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란 판단이다. 

 

알파경제 박남숙 기자(parkns@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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