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경제=김혜실 기자] 케이뱅크 고객수가 1400만명을 넘어섰다. 최근 신규 고객 유입이 급증하면서 전국구 은행으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특히 4050 세대를 사로잡은 앱테크와 MZ세대를 저격한 체크카드 등 세대별 맞춤 상품과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최근 케이뱅크가 기업공개(IPO) 세 번째 출사표를 던진 가운데, 고객수 증가를 등에 업고 이번에는 IPO에 성공할 수 있을지에 시장 관심이 모아진다.
![]() |
사진=케이뱅크 |
◇ 올 1분기말 자산 30조원 넘어서며 큰 폭 성장
13일 케이뱅크에 따르면 고객 수는 2023년말(953만명)과 비교하면 1년 반 만에 약 450만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했다. 올해에도 매월 25만명 이상이 케이뱅크에 새롭게 가입하며 5개월 만에 126만명이 증가했다.
고객 증가와 함께 자산 규모도 큰 폭으로 성장했다. 케이뱅크의 총 자산은 2023년말 21조4218억원에서 올 1분기 30조3945억원으로 약 42% 증가했다.
고객 연령대는 균형 있게 성장했다. MZ세대와 중장년층의 고른 유입으로 전 세대에 걸쳐 고객 기반이 확대됐다. 2023년말 대비 20대 이하 고객 비중은 22%에서 24%로, 50대 이상은 22%에서 28%로 각각 증가했다. 30대와 40대는 각각 24%로 나타났다.
이 같은 고객 수 확대의 배경으로는 ▲비교우위의 금리 경쟁력과 편의성을 갖춘 대환대출 ▲대기성 자금 유입이 집중된 파킹통장 ‘플러스박스’ ▲2030을 넘어 4050까지 사로잡은 앱테크 서비스 ▲MZ세대를 겨냥한 캐릭터 체크카드 등의 효과가 컸다는 분석이다.
![]() |
사진=케이뱅크 |
◇ 대환대출부터 플러스박스·앱테크·체크카드까지
지난해 1월 대환대출 인프라가 담보대출로 확대되면서 금리 맛집으로 소문난 금리 경쟁력과 편리한 이용환경을 제공하는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과 전세대출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많은 고객이 유입됐다.
작년부터 올해 5월 말까지 1만7000명의 고객이 아담대와 전세대출로 갈아탔으며, 이를 통해 누적 265억원의 이자를 절감했다. 1인당 연평균 이자 절감액은 약 160만원에 달한다.
플러스박스 잔액은 올 1분기에만 약 2조2000억원 증가하며 작년말 대비 24%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 예금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 증가율이 7.5%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세 배가 넘는 성장세다. 특히 5000만원 초과 금액에 대해 연 2.4%의 은행권 최고 수준 금리를 제공함에 따라, 대중부유층(금융자산 1억~10억원) 고객의 유입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앱테크 서비스인 ‘용돈받기’와 ‘돈나무 키우기’는 2030세대를 넘어 4050세대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며 고객 확대에 기여했다. 용돈받기는 출시 두 달 만에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으며, 이 중 60%가 4050세대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출시한 돈나무 키우기는 현재까지 누적 이용 고객 수가 235만명에 달하며, 이 중 절반 이상이 4050세대에 해당했다.
체크카드 인기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대표 상품인 ‘ONE 체크카드’는 카드상품 전문 플랫폼 ‘카드고릴라’에서 올 1분기 인기 체크카드 1위에 선정되며 높은 선호도를 입증하기도 했다.
![]() |
사진=케이뱅크 |
◇ 케이뱅크, AI 기술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혁신으로 차세대 디지털 금융 주도
케이뱅크는 이번 고객 기반 확대를 바탕으로 AI 금융 혁신을 가속화하며 ‘AI 파워드 뱅크(AI Powered Bank)’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프라이빗 LLM(대규모 언어모델)을 도입해 내부 업무 효율화를 위한 AI 자동화 시스템을 구축하고, 대고객 AI 서비스 확대 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지난 4월부터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해외송금 PoC ‘팍스프로젝트’에도 참여해 디지털 자산 기반의 금융 혁신에도 앞장서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 1월~5월말까지 총 17건의 특허를 출원하며 기술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AI 기반 개인화 콘텐츠 자동 추천 ▲상담 및 민원 자동 분류 ▲얼굴 인식 기반 금융사기 예방 ▲신분증 위·변조 식별 등 실제 금융 업무에 직결되는 AI 기술을 중심으로 특허를 다수 확보하며, AI 기술 내재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1400만 고객 달성은 실질적인 금융 혜택과 생활 속 편의 서비스를 강화해온 결과”라며 “앞으로는 AI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디지털 자산과 신기술을 접목한 금융 혁신을 추진하며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더욱 편리한 금융 경험을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실적 반등과 IPO 성공 이끌까
한편, 최근 케이뱅크는 실적 부진과 거듭된 IPO 실패로 성장 동력을 잃고 있었던 만큼, 이번 고객수 증가가 실질적인 이익 반등과 IPO 성공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올해 1분기 케이뱅크는 16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500억원 대비 무려 68.2% 감소한 수준이다. 케이뱅크는 머니마켓펀드(MMF) 운용 수익 확대와 플랫폼 광고 매출을 통한 비이자수익이 늘었지만,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 영향에 실적은 뒷걸음질쳤다.
이런 상황에서 케이뱅크가 세 번째 IPO 도전을 선언했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당시 참여한 재무적투자자(FI)들과 체결한 계약에 따라 내년 7월까지 IPO를 마쳐야 하기 때문에 이번 IPO는 무조건 성공해야 하는 상황이다.
알파경제 김혜실 기자(kimhs211@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