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포스탁은 왜 테마주식 취재기자를 고소 협박했을까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3-04-14 09:04:33

여의도 증권가와 증권사 CI (사진=각 증권사 CI, 연합뉴스, 그래픽=알파경제)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당사의 정당한 요청이 거부될 경우 이준현 기자에게 추가적인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인포스탁 대표이사 신민석 이메일 中에서


브레이크 없는 증권사들의 테마주식 서비스에 대한 탐사보도에 돌입하자마자 인포스탁이라는 증권정보서비스 업체 대표이사가 알파경제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 내용 중 일부입니다. <2023년 4월 5일자 [단독] 인포스탁, 삼성·미래·키움 등 25개 증권사에 테마주식 마음대로 만들어 공급했나? 참고기사>

 

인포스탁 신민석은 크레디트스위스증권 출신으로 지난 2018년 인포스탁에 리서치센터장으로 입사했다가 대표이사가 된 인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인포스탁 지분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대주주이기도 합니다.


신민석은 또 인터넷신문사로 등재돼 있는 인포스탁의 발행인으로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인포스탁의 편집인은 언론사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진 쌍용증권 출신 권용호가 맡고 있습니다.

 

발행인은 그렇다 치더라도 편집인까지 언론사 경험이 거의 없는 사람을 앉히는 기형적인 형태의 언론사가 인포스탁입니다.

독특한 것은 인포스탁 관계사인 인포스탁데일리 발행인이나 편집인도 언론사 취재부서 경험이 일천한 사람들입니다.

인포스탁데일리 대표이사 겸 발행인 최양오는 김무성계 정치인이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처남으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다시 말해 인포스탁과 인포스탁데일리 등 두 언론사의 최고위직에 모두 기자나 언론사 취재부서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들이 자리하고 있는 셈입니다.  

 

인포스탁에 등재된 발행인과 편집인 (사진=인포스탁 홈페이지 캡처)

또 한 가지 특이한 점은 인포스탁과 인포스탁데일리에 2023년 4월 14일 현재 기자 출신이 딱 1명뿐이라는 사실입니다. 그 한 명마저 정규직 취재기자가 아닌 에디터 역할을 하는 프리랜서 A씨 뿐인 것으로 확인됩니다.

 

“협박은 범죄이고 경고는 적법한 행위입니다. 기사 내용에 허위 등 위법적인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를 왜 협박으로 받아들입니까?” 인포스탁 대표이사 신민석 이메일 中에서

 

앞서 보았듯 인포스탁은 자사가 25개 증권사에 공급 중인 테마주식 서비스에 대한 취재에 돌입하자마자 변호사들을 동원해 ‘관련 기사를 쓸 경우 고소하겠다’는 장문의 협박 메일을 보내왔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정규직 취재 기자가 1명도 없는 언론사를 2개씩이나 운영하는 회사에서 보내온 메일들이라는 점입니다.

이미 있는 사실에 더하여 기자 질의내용만 가지고 취재방식과 오보를 확정하고 변호사들까지 동원해 협박성 경고 메일을 보냈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일련의 과정에서 눈에 띄는 점은 테마주식 기사가 보도되자마자 일부 증권사 등은 인포스탁 테마주식 서비스 종료를 검토하거나 자체 검증 시스템 마련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2023년 4월 12일자 [심층] HTS테마주식, 증권사 후안무치와 금감원 업무태만이 낳은 괴물 참고기사>


인포스탁의 주장처럼 알파경제가 특정한 음해의도를 가지고 관련 기사를 보도했다면 증권사 등이 그렇게 발 빠르게 움직였을까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한 대형증권사의 인포스탁 제공 테마주식서비스 화면 (사진=인포스탁 홈페이지 캡처)


국회는 물론 금융감독원까지 해당 사안에 대해 깊이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복현 금감원장이 어떤 식으로든 증권사에 만연한 '묻지마 테마주식 서비스'에 대한 정화작업을 추진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시 한번 묻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25개 증권사와 증권플랫폼에서 거의 그대로 노출되고 있는 인포스탁의 테마주식 서비스 내용을 제대로 검증해서, 투자자들의 애꿎은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취재가 고소 협박까지 당할 일인가요.

 

시간과 돈, 인력은 들겠지만 증권사에서 서비스되는 테마주식을 검증하는 제대로 된 검증시스템만 설치하면 끝날 일입니다.
 

별도 검증절차 없이 테마주식을 자사의 투자자 고객에게 서비스하는 증권사와 플랫폼 등은 다음과 같습니다.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신한투자증권, 키움증권, KB증권, 하나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증권, 대신증권, 유안타증권, 유진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DB금융투자, IBK투자증권, KTB투자증권, NH투자증권, SK증권, 교보증권, 부국증권, 케이프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현대차투자증권, BNK투자증권, 코스콤 등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주요기사

[전망] 주식 양도세 대주주 기준 50억 유지...증권업 리스크 해소 국면
[현장] "개인정보 유출 없다더니"…하루만에 말 바꾼 KT
[분석] 신정부 허니문 기간 종료, 단기 주가 변동성 대비
[심층] PG업계, 금감원 가이드라인에 반발..."본질 벗어난 규제"
[현장] 1인당 GDP 4만달러 언제쯤..."2027~2029년 전망"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