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SC-V 전문가 채용으로 중국 시스템반도체 업계와 협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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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사업부가 중국 반도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중국 반도체 설계 회사들을 고객사로 확보하기 위해 현지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레거시(구형) 공정 분야에서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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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만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 (사진=연합뉴스) |
◇ 한진만 사장, 레거시 공정 중요성 강조…추가 고객확보 역설
지난 11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반도체 전시회 'ICCAD 2024'에서 송철섭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부사장은 삼성의 파운드리 현황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이 자리에서 송 부사장은 모바일 기기용 칩 제조를 위한 다양한 공정 기술을 소개했다.
삼성전자는 오는 2027년부터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에 3차원(3D) 패키징을 본격 적용할 계획이다.
이는 중앙처리장치(CPU), 그래픽처리장치(GPU), 인공신경망장치(NPU) 등을 개별 타일 형태로 제작해 하나의 칩처럼 조립하는 '칩렛' 기술을 의미한다.
무선주파수(RF) 칩의 경우, 기존 14나노미터(nm) 공정을 5nm로 업그레이드해 2026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은 2027년부터 17nm 신공정을 적용, 전력 소비를 72% 절감하고 회로 면적을 46% 축소할 계획이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번 발표에서 첨단 기술과 함께 레거시 공정에 대한 내용이 비중 있게 다뤄졌다는 것이다.
이는 최근 한진만 삼성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이 강조한 레거시 공정의 중요성과 맥을 같이한다.
한진만 사장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노드 사업은 선단 노드의 사업화에 필요한 시간과 자원을 지원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이라며 추가 고객 확보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레거시 공정은 현재 삼성 파운드리 사업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수익원이다. 7nm 이상의 레거시 공정은 오스틴 공장과 화성사업장 일부에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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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
◇ RISC-V 전문가 채용으로 중국 시스템반도체 업계와 협력 강화
삼성전자의 중국 베이징 연구소는 최근 리스크-파이브(RISC-V) 전문가 채용에 나섰다.
RISC-V는 반도체 칩 설계의 기초가 되는 IP의 일종으로, 누구나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 플랫폼'이다.
현재 반도체 IP 시장은 영국 기업 암(ARM)이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모바일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도 ARM의 유료 IP를 활용했다.
다만, 인텔, 퀄컴 등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들도 RISC-V 기술 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시장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전자는 중국 RISC-V 업계와의 협력을 위해 연구소 인력을 보강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삼성전자가 차세대 모바일·가전제품용 칩에 활용될 RISC-V를 인력과 인프라가 풍부한 중국에서 더욱 빠르게 개발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중국은 한국보다 RISC-V 생태계가 훨씬 발달해 있다. 'RISC-V 인터내셔널'의 국가별 멤버 수를 보면 중국이 69개로 유럽연합(EU)과 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회원 수를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13위권 밖으로 밀려나 있는 실정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이 시스템반도체 인력 부족과 업체들의 부진에 시달리는 동안 중국은 RISC-V 등 차세대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근접한 수준으로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행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중국과 미국의 기술력을 동시에 활용함으로써 차세대 반도체 개발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알파경제 차혜영 기자(kay33@alphabiz.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