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투는 다수 매체가 호평… 빈약한 스토리는 전작부터 이어진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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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사막. (사진=펄어비스) |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펄어비스의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 붉은사막이 지난 20일 출시 당일, 한국 게임 역대 최초로 200만 장을 판매하는 흥행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출시 사흘이 지난 지금, 커뮤니티에서는 "망겜"이라는 반응이 거세다.
과거 검은사막을 수년간 플레이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붉은사막을 플레이하며 느낀 바를 가감 없이 정리해 봤다.
◇ 검은사막 유저 눈엔 낯설지 않았다
출시 직후 붉은사막을 향해 가장 많은 비판이 쏟아진 부분은 조작감이었다.
점프와 NPC 대화 같은 기초 동작에도 복수의 키 조합이 필요하고, 키 커스터마이징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스팀에서는 "모든 게 숙제처럼 느껴진다"는 반응이 나왔고, 폴리곤은 조작 체계를 "악몽 같다"고 표현했다.
하지만 직접 PS5 패드를 쥐고 오랜 시간 플레이해 본 결과, 검은사막을 오래 즐겼던 경험 덕분인지 큰 이질감은 없었다.
붉은사막의 조작 체계는 펄어비스가 검은사막부터 구축해 온 독자적인 액션 스타일의 연장선에 가깝다.
키 배열이 낯설고 조합이 복잡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단순한 설계 결함으로 볼지 펄어비스만의 액션 스타일로 볼지는 관점의 차이다.
다만, 다수의 키를 동시에 입력해야 하는 특수 커맨드 구간에서 원하는 동작이 발동하지 않는 경우가 간간이 발생한 점은 아쉬웠다.
전투 흐름이 끊기는 순간이 반복되며 누적되는 답답함은 직접 플레이하면서도 분명히 느낄 수 있었다.
펄어비스 역시 유저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조작 및 편의성 개선 패치를 배포하며 진화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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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사막. (사진=펄어비스) |
◇ 전투는 인정, 스토리는 전작부터 이어진 숙제
전투 시스템의 완성도만큼은 이견이 없을 정도로 확실한 매력 포인트다.
MMORPG닷컴은 90점을 주며 "전투 시스템은 앞으로 많은 플레이어에게 기준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기자 역시 전작의 조작감에 이미 익숙했던 터라, 붉은사막 특유의 화려한 콤보와 다양한 스킬 연계의 재미를 온전히 느끼는 데 무리가 없었다.
불친절한 퍼즐과 UI, 힌트 없는 탐험 구조는 플레이 내내 피로감을 더했다.
이 역시 검은사막 시절부터 반복적으로 지적된 펄어비스의 고질적 특성이다. 붉은사막만의 새로운 실패라고 보기는 어렵다.
스토리의 빈약함은 결이 다르다. "오토 스킵한 것 같은 스토리"라는 표현이 커뮤니티에서 회자될 만큼 서사 구성의 허술함이 눈에 띄었다.
이는 검은사막에서도 이미 지적받았던 펄어비스의 반복된 한계로, 후속작에서도 발전이 없다는 점은 플레이하는 내내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국내외 매체들도 이 지점에서는 공통으로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다만, 검은사막을 오래 즐긴 유저라면 반가운 순간도 분명 존재한다. 파이웰 대륙을 탐험하다 보면 전작에서 익숙했던 주요 NPC나 보스 몬스터를 마주치게 된다.
전체적인 서사의 완성도와는 별개로, 이는 세계관을 공유하는 게임만이 줄 수 있는 소소한 재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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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붉은사막. (사진=펄어비스) |
◇ 스팀 68% 긍정, 비판과 분위기 휩쓸림을 구분할 때
이러한 엇갈린 평가 속에서도 수치를 냉정히 살펴보면 그림이 조금 달라진다.
붉은사막의 스팀 유저 평가는 24일 기준 약 3만5000여 개의 평가 중 68%가 긍정적인 '복합적' 등급을 기록 중이다. 출시 초반 62%까지 떨어졌다가 영어권 리뷰를 중심으로 반등한 수치다.
메타크리틱 PC 버전은 78점으로 집계됐는데, 일반적으로 75점 이상은 준수한 평가로 분류된다. 또한 출시 첫날 200만 장 판매는 한국 게임 역대 최초 기록이며, 스팀 최고 동시 접속자 수는 24만 명에 달했다.
커뮤니티에서 증폭되는 "망겜" 정서를 이 수치들에 그대로 대입하기는 어렵다.
실제 플레이로 체감한 것보다 커뮤니티 내에서 '망겜'이라는 프레임이 다소 과도하게 덧씌워진 감이 있다.
물론, 직접 플레이해 본 붉은사막이 완벽한 게임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조작 체계의 진입 장벽과 서사의 빈곤함은 실재하는 약점이다.
그러나 7년간의 개발 끝에 나온 최초의 국산 AAA 오픈월드 게임을 단 이틀 만에 "망작"으로 단정하는 것도 공정한 평가와는 거리가 멀다.
지금은 온라인의 과열된 분위기에서 한 걸음 물러나, 게임의 장단점을 있는 그대로 냉정하게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