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한국조선해양, 필리핀서 첫 상선 건조 착수…수비크조선소 거점 삼아

인더스트리 / 김영택 기자 / 2025-09-03 08:24:55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HD한국조선해양이 필리핀 수비크만에 위치한 ‘HD현대필리핀조선소’에서 11만5000톤급 석유화학 제품 운반선 건조에 돌입했다.


이는 아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총 4척 중 첫 번째 선박으로, HD현대가 필리핀에서 건조하는 첫 상선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건조 착수식에는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도 참석해 현장을 빛냈다.

이번에 사용되는 수비크조선소는 과거 한진중공업(현 HJ중공업)이 운영하다 미국계 사모펀드 서버러스캐피털에 매각했던 곳이다.

HD현대는 지난해 서버러스캐피털과 10년간의 임대 계약을 체결하며 이곳을 거점으로 삼았다.

이는 중국 조선업체에 밀리고 있는 일반 상선 시장에서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수비크조선소는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중요한 글로벌 거점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필리핀 정부는 최근 미국에 수비크조선소를 미 해군 함정 건조의 핵심 기지로 활용해 줄 것을 제안한 바 있다.

해당 조선소는 과거 미 해군의 주요 군사기지로 사용되며 함정 수리 및 정비 시설을 운영했던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다.

HD현대필리핀조선소는 수비크조선소가 보유한 두 개의 도크 중 길이 550미터, 폭 135미터, 깊이 13.5미터에 달하는 대규모 도크를 활용할 예정이다.

이는 축구장 5개 면적을 합친 것보다 큰 규모다. HD현대는 이곳에 5억5000만 달러(약 7600억원)를 투자하여 설비 재정비에 나설 계획이다.

HD현대는 향후 고부가가치 선박은 국내에서, 벌크선 및 탱커와 같이 가격 경쟁력이 중요한 일부 상선은 동남아 해외 기지에서 분산 생산하는 효율적인 생산 체제를 구축할 방침이다.

HD현대필리핀조선소 역시 이러한 전략에 따라 벌크선과 탱커 건조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HD현대는 이미 1996년 베트남 칸호아성에 HD현대베트남조선을 설립하여 연간 10여 척의 선박을 건조하는 동남아 최대 조선소로 성장시킨 경험이 있다.

 

알파경제 김영택 기자(sitory0103@alphabiz.co.kr)

주요기사

배달앱 수수료 상한제 도입 논란…”결국 소비자에 책임 전가”
관악구 피자집 살인, '피자먹다' 본사·가맹점 간 갈등이 불렀나
네이버에서 컬리 샛별배송 주문한다…'컬리N마트' 출시
[단독] 위기의 골프존, 쏟아지는 매물…"8일부터 양수도 플랫폼 등록 의무화 갑질(?)"
CJ "올리브영 합병 사실무근…전혀 검토한 적 없어"
뉴스댓글 >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