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우리銀, 내부통제 '총체적 부실'…임종룡 회장 책임론 확산

인사이드 / 이준현 기자 / 2025-02-10 08:22:04
이복현 "현 경영진도 책임" 질타
동양·ABL생명 인수 '빨간불'
"내부통제 실패" 임종룡 회장 책임 부상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정기검사에서 2334억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적발했다.

특히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의 61.8%가 임종룡 현 회장 취임 이후 발생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현 경영진의 책임론이 부상하고 있다.
 

◇ 이복현 "현 경영진도 책임" 질타

금감원은 최근 '2024년 지주·은행 등 주요 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검사는 지난해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부당대출 사건이 불거진 이후 이례적으로 정기검사 일정을 앞당겨 진행됐다.

검사 결과, 우리은행의 부당대출 규모는 101건, 2334억원으로 KB국민은행(892억원)과 NH농협은행(649억원)을 크게 웃돌았다.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은 당초 350억원에서 380억원이 추가 적발돼 총 73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중 451억원(61.8%)이 2023년 3월 임종룡 회장 취임 이후 발생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회장이 재직 중 발생한 대규모 부정행위에 대해선 당연히 회장과 업무 관여자에게 책임이 있다"며 "재발 방지 의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인지는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인척 부당대출 의혹을 받고 있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26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 관련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동양·ABL생명 인수 '빨간불'

금감원은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과정에서도 심각한 절차상 하자를 지적했다.

지난해 8월 동양생명·ABL생명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리스크관리위원회와 이사회를 불과 20분 간격으로 개최해 실질적인 리스크 검토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특히 계약금 몰취조항이 포함된 중요 사안임에도 이사회에서 제대로 논의되지 않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해당 조항은 금융당국이 인허가를 승인하지 않을 경우 약 1550억원의 계약금을 상실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우리금융의 숙원 사업인 보험사 인수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금감원은 이번 검사 결과를 토대로 우리금융의 경영실태평가를 진행 중이다. 현재 2등급인 평가 등급이 3등급 이하로 하락할 경우 인수 승인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 (사진=연합뉴스)


◇ "내부통제 실패" 임종룡 회장 책임 부상

전현직 고위 임직원들의 대규모 부당대출도 드러났다.

본부장 3명과 지점장 24명 등 총 27명의 고위 임직원이 1604억원의 부당대출을 취급했으며, 이 중 61.5%인 987억원이 현 경영진 취임 이후 발생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부당대출의 부실화 비율이다. 고위 임직원 관련 부당대출의 76.6%인 1229억원이 이미 부실화됐다.

금감원은 "단기성과에 치중하며 내부통제 기능이 약화됐고, 외형 확대 위주의 경영으로 내부 견제장치가 경시됐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의 자본건전성도 악화됐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우리금융지주의 보통주자본비율은 11.96%로 주요 금융지주사 중 최저 수준이며, 금감원 권고치(12%)에도 미달했다.

임 회장은 이번 사태 이후 임원 친인척 개인정보 등록제 도입 등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에 나섰지만, 이미 발생한 대규모 부실 앞에서 이러한 사후 대책은 공허한 처방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금융권에서는 전 금융위원장 출신인 임 회장이 취임 후 내세운 "신뢰받는 우리금융"이라는 슬로건과 달리 오히려 내부통제와 리스크 관리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연발했다는 점에서 경영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깊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부실한 내부통제나 불건전한 조직 문화에 대해 상을 줄 생각은 없다"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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