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페이스' 영원그룹 성기학 회장, 계열사 3조원어치 숨겨 대기업 지정 회피하다 검찰 고발돼

인더스트리 / 이준현 기자 / 2026-02-23 22:05:02
성기학 영원무역 대표이사(회장). (사진=영원무역)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등을 보유한 영원무역그룹의 성기학(79) 회장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 혐의로 23일 검찰에 고발했다.

3조2400억원 규모의 계열사를 3년에 걸쳐 신고에서 빠뜨린 것으로, 공정위가 역대 적발한 동일인의 지정자료 허위 제출 사건 중 규모와 기간 모두 최대·최장 기록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성 회장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 지정을 위한 자료를 제출하면서 본인 및 친족 소유 회사 43개, 임원 소유 회사 39개 등 합계 82개사(중복 제외)를 소속회사 현황에서 제외했다.

연도별로는 2021년 69개사, 2022년 74개사, 2023년 60개사를 각각 누락했다.

영원그룹은 누락 회사를 포함하면 2021년 이미 자산총액이 공시집단 기준인 5조원을 넘겼으나, 이 같은 자료 누락으로 2023년까지 지정을 피하다 2024년에야 처음으로 공시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간 영원 소속 87개 회사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 이익 제공 금지, 각종 공시 의무 등 대기업집단 규제를 적용받지 않았다.

누락된 회사에는 성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솜톰을 비롯해 차녀 성래은 부회장의 래이앤코, 셋째 딸 성가은 씨의 이케이텍·피오컨텐츠·티오엠, 남동생 성기인 씨의 트레이드하우스보고, 조카 성민겸 씨의 푸드웰·푸르온·후드원 등이 포함됐다.

이 중 래이앤코, 이케이텍, 피오컨텐츠는 그룹 주력 계열사인 영원무역홀딩스, 와이엠에스에이(YMSA) 등과 거래 관계를 유지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는 지정 회피 기간 중 이뤄진 경영 승계 과정도 문제로 지목했다. 성래은 부회장이 2023년 부친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사실상 경영권을 이어받았으나, 영원이 공시집단에서 제외된 상태였던 탓에 해당 지분 변동 과정이 대기업집단 공시 체계 밖에서 처리됐다는 것이다.

영원 측은 "고의적 은폐나 다른 의도는 전혀 없었다"며 "과오를 인지한 뒤 자진신고를 했고,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 프로세스 개선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2022년까지 자산총액이 5조원에 미치지 못해 공정위가 핵심 자료만 제출하도록 요청한 상황에서 실무자가 동일인에게 제대로 보고하지 않은 점도 감안해 달라는 입장이다.

다만, 공정위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 창업자인 성 회장이 1974년부터 지주회사 대표이사로 오랜 기간 재직하며 계열회사 범위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고, 친족으로부터 계열사임을 제출받고도 누락하거나 기존 계열사 감사보고서로 확인 가능한 회사조차 빠뜨렸다며 고의 또는 중과실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자산총액 5조원 미만 기업집단을 대상으로 한 간소화 지정자료 제출 과정에서의 계열사 누락에 대해 동일인을 고발한 첫 사례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취임 이후 자료 제출 누락을 이유로 총수가 검찰에 넘겨진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제도는 경제력 집중 억제 시책의 근간"이라며 "앞으로도 위법행위가 적발되면 엄중히 제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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