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진 "빗썸 60조원 오지급, 시스템 구조적 결함…코인 반환의무 명백"

피플 / 이준현 기자 / 2026-02-09 17:01:3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2026년 업무계획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9일 빗썸의 대규모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와 관련해 "이번 사태는 가상자산 거래소 정보시스템의 구조적 문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례"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거래소의 제도권 진입은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 원장은 오류로 지급된 비트코인은 명백한 부당이득이라며 투자자들의 반환 의무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본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빗썸의 '랜덤박스 이벤트' 사고를 언급하며 금융당국의 강도 높은 대응을 예고했다.

앞서 빗썸은 지난 6일 이벤트 당첨자 249명에게 1인당 2000원을 지급하려다 전산 입력 오류로 2000BTC(비트코인)를 지급하는 사고를 냈다. 오지급된 비트코인은 총 62만개로 당시 시세 기준 약 60조원에 달하는 천문학적 규모다.

이 원장은 "오기입이 가능한 전산시스템 자체가 근본적 문제"라며 "특히 오입력된 데이터로 거래가 실현됐다는 점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가상자산 2단계 법안(디지털자산기본법)' 입법 과정에 시스템 안정성 관련 규제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이 원장은 "검사 결과를 반영해 2단계 입법 때 강력히 보완해야 할 과제가 도출됐다"며 "정보시스템 문제가 해소되지 않으면 인허가 리스크까지 발생할 수 있게 하는 규제·감독 체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빗썸은 오지급된 비트코인의 99.7%를 회수했으나, 약 125개(약 130억원 상당)는 아직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시장의 관심이 쏠린 오지급 코인의 법적 성격에 대해 이 원장은 '반환 의무'를 명확히 했다.

그는 "부당이득 반환 대상은 명백하며, 원물 반환이 원칙"이라며 "빗썸이 당첨금 2000원을 지급하겠다고 명확히 고지한 만큼 반환 대상인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이미 코인을 매도해 현금화한 투자자들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비트코인 가격 변동성으로 인해 반환 시점에 더 비싼 가격으로 코인을 사서 돌려줘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원장은 이를 두고 "재앙적인 상황에 처했다"고 표현했다. 다만, 그는 "빗썸에 오지급 확인을 받은 후 자산을 처분한 경우엔 반환 의무가 없을 수 있다"며 예외 가능성을 열어뒀다.

금감원의 감독 부실 지적에 대해 이 원장은 "담당 인원이 20명이 채 안 되고, 그마저도 2단계 입법 작업에 집중 투입돼 있다"며 인력 구조의 한계를 토로했다.

한편 이 원장은 이날 금감원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 확대와 관련해 금융위원회와 협의를 마쳤다고 공개했다.

자본시장 특사경에 인지수사권을 부여하고, 민생금융범죄 중 불법사금융 대응을 위한 특사경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다만 회계감리나 금융회사 검사 영역은 특사경 권한에서 제외된다.

이 원장은 "핵심은 48시간 내에 결론을 내자는 것, 즉 수사 신속성"이라며 "누가 주도권을 쥐느냐는 부질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알파경제 이준현 기자(wtcloud83@alpha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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