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04-22 08:14:44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기준금리 인하에 따라 시중은행의 예금금리가 빠르게 하락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완만하게 조정되며 '이자장사' 논란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 이자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져 은행 금리를 역전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 은행권, 기준금리 인하에도 '이자장사' 논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혜택이 고스란히 금융소비자에게 전달되지 않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시중은행들은 예금금리를 빠르게 낮추는 반면, 대출금리 인하는 더디게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주요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연 2.15~2.75%로, 지난달 대비 최대 0.7%포인트나 급락했다.
이는 현재 국내 기준금리인 연 2.75%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이다.
반면 동일 은행들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여전히 4%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로 인해 5대 은행의 2월 평균 예대금리차는 1.47%포인트에 달하며, 6개월 전 1.03%포인트에 비해 0.44%포인트 증가했다.
은행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소비자에게 전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흡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작년 국내 전체 은행의 당기순이익이 22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 은행 파킹통장보다 높은 가상자산 거래소 이자율
가상자산 거래소들은 지난해 7월 시행된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에 따라 예치금에 이자성 이용료를 지급해야 하는 의무가 생겼다.
이에 업비트는 연 2.1%, 빗썸은 연 2.2%, 코인원은 연 2.0%, 코빗은 연 2.1%, 고팍스는 연 1.3%의 이자율을 제공하고 있다.
이 수치는 은행의 파킹통장보다 높은 수준이다.
토스뱅크 '이자받는 저금통'과 카카오뱅크 '세이프박스'의 최고 금리는 각각 연 1.80%에 불과하다. 특히 빗썸과 코인원은 수시 지급 기능까지 제공해 유동성 측면에서도 은행 상품보다 우위에 서게 됐다.
금융당국은 이런 상황에서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은행의 '이자장사' 논란에는 소극적인 반면, 빗썸이 이자율을 4%까지 올리려 했을 때는 즉각 제동을 걸며 개입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예치금 규모는 지속적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주요 5개 거래소의 총 예치금은 지난해 1월 5조 2154억 원에서 올해 1월 10조 6561억 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업비트의 예치금은 같은 기간 4조 415억 원에서 7조 7562억 원으로, 빗썸은 9885억 원에서 2조 5184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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