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3-23 23:43:36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의 파고를 넘지 못한 신세계건설이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재무구조가 벼랑 끝으로 몰렸다.
특히 이번 실적 악화는 신세계건설 단독의 문제를 넘어, 100% 지분을 보유한 모기업 이마트의 재무 부담으로 고스란히 전이되고 있어 그룹 전체의 리스크로 확산되는 모양새다.
◇ 4년 연속 적자에 자본 잠식 위기…부채비율 급증 '비상'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2966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손실 폭이 대폭 확대된 것으로, 2022년 이후 4년 연속 적자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지표는 재무건전성의 급격한 악화다. 지난해 대손충당금은 2,462억원으로 전년(615억원) 대비 4배 가까이 폭증했다.
미분양 사업장의 비용 증가와 공사비 채권 회수 지연이 현실화되면서 자산 가치가 깎여 나간 결과다.
여기에 고금리 기조 속에서 차입 확대로 인한 금융비용 부담까지 겹쳤다.
매출원가율이 97.6%에 달해 '지을수록 손해'인 구조가 고착화된 상황에서, 막대한 이자 비용은 재무구조 개선의 발목을 잡는 핵심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규모 순손실로 인해 자기자본이 급격히 깎여 나가면서 부채비율은 위험 수위를 넘어섰으며, 시장에서는 자본잠식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엄중한 상황이다.
◇ 강승협 대표의 '빅베스'…이마트 실적 갉아먹는 '아픈 손가락'
지난해 9월 부임한 '재무통' 강승협 대표가 4분기에만 1824억원의 순손실을 몰아낸 것을 두고 업계에서는 '빅베스(Big Bath)'를 단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잠재적 부실을 선제적으로 반영해 차기 실적 개선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지만, 그 대가는 혹독하다.
문제는 신세계건설이 상장폐지 후 이마트의 100% 자회사가 되면서, 이 거대한 손실이 이마트의 연결 재무제표에 직접 반영된다는 점이다.
약 3000억원에 달하는 건설 부문의 순손실은 유통 업황 둔화로 고전 중인 이마트의 순이익을 대거 갉아먹는 요인이 된다.
게다가 자회사의 재무 부실은 모기업의 신용도 및 자금 조달 비용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자본 확충이나 유동성 공급 등 이마트가 건설 부문을 떠받치기 위해 투입해야 할 기회비용이 커지면서 그룹 전체의 투자 여력이 위축될 우려가 크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