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직 사퇴...“사퇴, 해결책 아닌 회피”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5-04 22:21:50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여론 악화를 이겨내지 못한 김익래 다우키움증권 회장이 결국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앞서 김 회장은 SG증권 발 CFD 폭락 사태를 놓고 주가조작 주범의혹을 받고 있는 라덕연 H투자컨설팅 대표이사와 맞고소 공방까지 벌인 바 있다.
 

SG(소시에테제네랄)증권발 폭락 사태와 관련 검찰에 입건된 H투자컨설팅업체 라덕연 대표가 지난 1일 서울시내에서 연합뉴스TV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일 김 회장과 키움증권은 명예훼손으로 라덕연 대표를 고소했다.

하지만, 굴지의 증권사 키움증권 오너가 개인의 이익을 위해 보유주식을 매도해 폭락 사태의 빌미를 준 것 아니냐 등 악화된 여론을 돌리지 못했다.

김 회장은 '무더기 하한가'가 발생하기 2거래일 전인 지난달 20일 시간외매매로 다우데이타 주식 140만주를 주당 4만3245원에 매도해 605억원을 챙긴 바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미래에셋 증권 본사에서 열린 '퇴직연금사업자 현장 방문 및 간담회'에 참석해 SG 증권발 사태와 관련 불공정 거래에 대한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사진=연합뉴스)


전격적인 사퇴 발표에도 불구하고 금융감독원과 검찰 조사가 남아 있어, 키움증권과 다우키움그룹에 대한 여진은 여전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정민 평판체크연구소장은 알파경제에 “다수의 연구에서 기업 대표자가 소속 기업에 심각한 문제가 터졌을 때 직책을 내려놓고 사퇴 결정하는 것은 해결이 아닌 회피로 간주된다”고 김 회장 사퇴 발표를 평가했다.  

 

이원석 검찰총장은 3일 SG발 주가 조작 가담·수혜자 색출과 엄정 처벌을 지시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정민 소장은 이어 “김익래 회장은 전격적인 사퇴 발표보다 자신으로 인해 훼손·실추된 기업이미지 회복에 최선을 다한 뒤 정리가 끝났을 때 사퇴하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더 적절한 처신”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김익래 회장의 사퇴 발표 전문이다.

먼저 높은 도덕적 책임이 요구되는 기업인으로서, 한 그룹의 회장으로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점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그리고 향후 금융당국과 수사기관의 조사에 숨김과 보탬없이 적극적이고 성실한 자세로 임하겠습니다.

저는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직을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매각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고자 합니다.

최근 저의 주식 매각에 대해 제기된 악의적인 주장에 대하여 객관적인 자료로 소명하고자 하였으나, 논란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은 주주님과 이해관계자를 포함한 모든 국민 여러분들께 부담을 드리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매도 과정에 법적인 문제가 없었다 하더라도 이번 사태로 모든 분들께 상실감을 드린 것에 대하여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40년 가까이 기업을 경영하면서 고객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여겼고, 그 뜻을 함께 해 준 임직원들 덕분에 오늘날까지 대과 없이 그룹을 이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이제 저는 물러나지만 다우키움그룹이 고객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며, 앞으로 국민 여러분들께 더욱 신뢰받는 기업이 되도록 응원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것에 대하여 머리 숙여 사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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