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두산그룹, 3대 축으로 사업구조 재편...두산로보틱스·밥캣의 시너지 기대

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4-07-12 07:59:21

(사진= 두산홈페이지 캡쳐)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두산스룹이 사업시너지 극대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목표로 사업구조를 3대부문으로 재편하고 지배구조 개편을 추진한다.

두산은 11일 그룹의 핵심 사업을 ▲클린에너지 ▲스마트 머신 ▲반도체 및 첨단소재 등 3대 부문으로 정하고 계열사들을 사업 성격에 맞는 부문 아래 위치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개사는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열고 분할, 합병, 포괄적 주식 교환 등을 결정했다. 

 

두산그룹 사업구조 재편 방향성 (사진= 두산)


◇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

'클린에너지' 부문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퓨얼셀이 맡는다. 이를 주축으로 원전, SMR, 가스·수소터빈, 해상풍력, 수소·암모니아, 리사이클링 등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사업 전반에 걸쳐 포트폴리오를 갖추게 된다.

이는 두산그룹이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친환경 에너지 분야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 시너지효과 극대화

이번 사업구조 재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스마트 머신' 부문이다. 소형 건설기계 시장과 협동로봇 시장에서 각각 글로벌 탑티어로 자리잡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가 사업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핵심이다.

두산에너빌리티 자회사인 두산밥캣은 인적분할, 두산로보틱스와의 합병, 포괄적 주식교환을 거쳐 두산로보틱스의 완전 자회사가 된다.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이 보유한 강력한 네트워크, 파이낸싱 역량, 경영인프라 등을 활용해 선진시장에서의 성장에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두산밥캣의 생산시설 자동화에 따른 협동로봇 제품 공급 증가 등 캡티브 매출 증대 효과도 예상된다.

두산밥캣은 두산로보틱스의 로봇 기술을 접목해 애플리케이션을 다양화하고 신개념 제품 개발을 추진할 수 있게 된다. AI 활용 모션 제어 기술, 비전 인식 기술, 고성능 자율주행 기술 등 R&D 과제의 공동수행으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두산로보틱스는 2022년과 지난해에도 각각 132억원, 192억원의 적자를 냈다. 지난해 매출의 18.6%인 98억원을 R&D에 쓰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해 써야할 돈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밥캣은 지난해 기준 두산그룹 전체 영업이익의 97%를 올렸다.

두산밥캣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편입시킨 구조재편은 그룹 내 캐시카우인 두산밥캣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산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밥캣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토대로 신성장동력인 로봇, 첨단소재 등에 과감히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반도체 및 첨단소재' 부문은 시스템반도체 웨이퍼 테스트 분야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인 두산테스나를 중심으로 반도체, 휴대폰,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전자소재 생산 등을 하는 그룹 내 첨단소재 사업이 포함된다.


(사진= 두산)


◇ 사업구조 재편에 따른 근본적 체질개선

두산 관계자는 "업종 구분 없이 혼재돼 있는 사업들을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사업끼리 모아 클러스터화하는 것이 이번 사업 재편의 목적"이라며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밥캣, 두산로보틱스 3사 모두 '윈-윈-윈'할 수 있도록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에너지 사업과 미래 성장동력인 원자력, SMR, 가스·수소터빈, GT·서비스 등에 집중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게 되며, 차입금 감축으로 재무구조도 개선된다.

두산 측은 이번 사업구조 재편으로 효율적 경영환경을 조성하고 사업부문별 시너지를 창출하는 한편 새로운 사업기회를 찾고 넓혀가는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이번 변화가 단순히 사업을 재편하는 차원을 넘어 미래 신사업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두산그룹이 이번 재편 이후 국내외 대형 M&A 등 적극적 확장에 나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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