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덕근 장관, 미국에 군함·탱커·쇄빙선 우선 제작 제안…美 "땡큐"

김다나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03-03 22:05:41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다나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한국 조선업체들이 미국의 군함, 탱커, 쇄빙선 등 대형 선박을 패키지로 장기 발주할 경우 우선 제작·납품할 수 있다는 협력안을 제안했고, 이에 미국 측은 '땡큐(고맙다)'라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3일 산업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지난달 26일부터 28일까지(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통상·에너지 분야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안 장관은 미국과 중국 간 전략적 경쟁 상황에서 한국이 미국의 중요한 조선산업 파트너임을 강조하며, 미국이 대형 선박을 패키지화해 장기적으로 대량 주문할 경우 한국 조선사들이 협력해 우선 제작·납품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에 미국 측은 "고맙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산업부는 안 장관의 방미에 앞서 국내 주요 조선사들과 사전 협의를 진행했다. 기존 발주 물량의 납기 조정을 통해 미국의 대량 주문을 소화할 수 있는 여력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안 장관은 또한 한미 조선 협력을 위한 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고 밝히며, 미국의 관련 법·제도 개정에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양국이 유연한 협력을 모색하자는 입장도 전달했다.

양국은 이번 방문을 계기로 한미 조선 협력 강화를 위한 실무협의체 개설에 합의했다. 이와 함께 관세 조치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체도 별도로 마련하기로 했다.

안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에너지 정책 변화에 맞춰 한국이 미국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의향도 함께 전달했다. 또한 대미 무역수지 균형 문제와 관련해서는 현대차 조지아 공장이 다음 달 가동되면 미국 내 생산이 증가해 무역적자가 완화될 것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당선인 시절이던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국의 세계적인 군함과 선박 건조 능력을 잘 알고 있다"며 "선박 수출뿐 아니라 유지·보수·정비(MRO) 분야에서도 긴밀하게 협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정부는 미국의 통상정책이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이 미국의 전략적 협력 파트너라는 인식을 강화하고, 후속 협상에서 우호적인 기반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내놓았다.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미국 우선주의' 기조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산업부는 실무 협상 채널을 유지하며 장기적 대응 전략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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