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김상열 회장의 야망’ 호반건설, 한진칼 지분 또 다시 확대

호반건설, 한진칼 지분 17.44%→18.46% 확대
2대 주주로 경영 참여 가능성 주목, 조원태 회장 측과 지분 격차 좁혀
“김상열 회장, 한진칼 지분 점진적 확대 기조…경영권 의지도”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5-12 21:42:04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호반건설이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그룹 지주사 한진칼의 지분율을 18% 이상으로 확대하면서 2대 주주로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호반건설은 ‘단순 투자’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경영 참여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호반건설, 한진칼 지분 17.44%→18.46% 확대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호반건설은 한진칼 보유 지분이 기존 17.44%에서 18.46%로 증가했다고 공시했다.

호반건설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4월까지 1년여에 걸쳐 장내에서 한진칼 주식 64만1974주(0.96%)를 매입했다. ㈜호반도 지난해 3월 3만4000주(0.05%)를 추가 매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호반호텔앤리조트와 ㈜호반의 한진칼 지분율은 각각 6.81%, 0.15%로 늘어났으며, 호반건설과 특별관계자의 지분율은 18.46%가 됐다.  

 

조원태 한진 회장. (사진=연합뉴스)


호반건설은 이미 한진칼 지분 11.50%를 보유하고 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매입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과연 호반건설이 단순투자 목적으로 한진칼의 지분을 야금야금 확대했을까? 호반건설은 지난 2022년 KCGI로부터 지분을 인수하며, 한진칼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듬해에는 팬오션으로부터 한진칼 지분 5.85%를 추가 매입하면서 최대주주인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를 좁혀 나갔다.

조 회장과 특수관계인은 한진칼 지분 30.54%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10.58%는 산업은행이 보유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호반건설이 지난 2015년 아시아나항공 모기업인 금호산업 인수를 시도했던 점을 들어 향후 항공업 진출 가능성이 제기된 바 있다.

호반그룹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김상열 회장은 오래전부터 항공업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안다”면서 “건설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큰 것으로 들었다”고 말했다.


김상열 회장. (사진=연합뉴스)


◇ “김상열 회장, 한진칼 지분 점진적 확대 기조…경영권 의지도”

다만, 김상열 회장의 성향을 감안할 때 섣불리 한진칼 지분 확대를 통한 경영권 분쟁에 나설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그간 호반그룹의 인수합병(M&A) 등 경영스타일을 보면 지분 경쟁이나 다툼을 피해왔다. ‘은둔형 CEO’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자신의 경영 성과나 활동을 드러내지 않는다.

김상열 회장은 오랜 준비와 치밀한 계획을 수립한 뒤 인내심을 갖고 야금야금 준비하는 경영 스타일로 잘 알려져 있다.


김대헌 사장. (사진=연합뉴스)

그의 경영 스타일은 장남 김대헌 사장의 경영권 승계 과정을 자세히 살펴보면 엿볼 수 있다.

김상열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사장은 20여년 전 고등학생 당시 자본금 5억원짜리 회사를 세워, 일감 몰아주기와 입수 합병 등을 통해 자산 17조원에 달하는 호반그룹의 경영권을 손쉽게 장악했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을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자칫 조원태 회장 등 오너일가의 지배구조가 흔들릴 경우 적극적인 경영 참여를 통해 지배권도 확보하는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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