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단순 부동산 개발 넘은 대웅의 승부수…'데이터·DTx' 융합한 시니어 틈새시장 공략
김상진 기자
letyou@kakao.com | 2026-03-09 21:23:24
(사진=알파경제)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건설사와 금융사, 호텔업계가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 시니어 주거 시장은 이미 거대한 격전지가 됐다.
치열한 레드오션 속에서 제약업계 강자 대웅그룹이 꺼내든 카드는 단순한 '규모의 경쟁'이 아니다.
오는 5월 경기 하남시에 문을 여는 단기 레지던스 ‘하남 케어허브’는 기존 요양원이나 실버타운의 공식을 철저히 탈피한 대웅그룹 특유의 비즈니스 전략이 집약된 모델이다.
◇ 레드오션 피하고 블루오션(틈새시장) 창출
대부분의 기업이 장기 거주 목적의 하이엔드 '실버타운'이나 돌봄 중심의 '요양원' 사업에 집중할 때, 대웅은 그 사이의 완벽한 사각지대를 타깃으로 삼았다.
바로 수술 후 기능이 저하되었으나 병원에 머물기엔 애매하고, 당장 집으로 가기엔 불안한 시니어들의 '회복기 골든타임'이다.
김윤주 대웅개발 대표는 영미권의 '스텝 다운 케어(step-down-care)' 모델을 언급하며 시장의 공백을 정확히 지적했다.
김윤주 대웅건설 대표는 알파경제에 "수술 후 기능이 떨어진 환자가 바로 집으로 가는 게 아니라, 일정 기간 머물며 기능을 회복한 뒤 일상으로 복귀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면서 “하지만 국내에는 이 중간 단계가 사실상 없다. 우리는 그 공백을 메우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웅은 획일화된 장기 거주 시설 대신, 최소 2주에서 6개월만 머무는 '단기(Short-term) 레지던스'를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기존 시설들과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3차 병원 퇴원 환자라는 확실한 수요층을 독점할 수 있는 영리한 포지셔닝이다.
(사진=대웅그룹) ◇ 제약 본업과 '디지털 헬스케어(DTx)'의 시너지 극대화
하남 케어허브의 가장 강력한 비즈니스 해자는 건물 자체가 아니라 '소프트웨어(케어 프로그램)'에 있다.
대웅그룹은 본업인 제약 분야에서 축적한 방대한 의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간을 설계했다.
김 대표는 케어허브가 단순한 요양 시설과 본질적으로 다름을 강조했다.
김윤주 대표는 "요양원은 의료·돌봄 중심이지만, 기능 개선보다는 유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대웅그룹은 오랜 제약 업력을 통해 의학적 근거와 데이터를 축적해왔다"면서 "디지털 치료기기(DTx)와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에서도 선도적 투자를 해왔다. 이런 역량을 접목해 재활 수요를 충족시키겠다"고 말했다.
간병인 중심이 아닌 헬스케어 전담 간호사를 다수 채용하고, 입소자의 신체 및 인지 기능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 같은 방향성은 자사가 보유한 DTx 및 의료 네트워크 역량을 오프라인 플랫폼에 성공적으로 이식해 그룹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 '예방 의학' 트렌드 주도 및 락인(Lock-in) 효과
장기적으로 대웅그룹은 중증 질환으로 넘어가기 전 단계인 '경도 인지 장애' 시장을 선점하려 한다. 고령화가 진행될수록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을 내다본 것이다.
김윤주 대표는 "시니어 주거도 필요하지만 이제는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가 필수적"이라면서 "경증이거나 인지 저하가 시작되는 단계에서 관리를 받고 싶은데 갈 곳이 없는 분들을 채우는 것이 케어허브다. 경도 인지 장애 맞춤 솔루션의 1번지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초기 단계의 인지 저하 및 신체 기능 저하 시니어들을 케어허브의 단기 집중 솔루션을 통해 경험하게 함으로써, 향후 대웅그룹의 다양한 헬스케어 서비스와 제품군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강력한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처럼 대웅그룹의 하남 케어허브는 단순한 시설 개발을 넘어, 데이터·의료 역량·공간 비즈니스가 결합된 새로운 헬스케어 플랫폼 비즈니스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