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율린, 연장 5번째 홀 버디로 KLPGA 첫 우승

상상인·한경 와우넷오픈, 2년 시드 확보하며 극적인 역전 드라마 연출

박병성 기자

star@alphabiz.co.kr | 2025-10-19 21:04:40

 

우승 트로피 든 이율린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우승 트로피 든 이율린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알파경제=박병성 기자]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상상인·한경 와우넷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이율린 선수가 5버디, 4보기, 1언더파 71타를 기록하며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박지영 선수와 동타를 이룬 이율린은 연장 5번째 홀에서 짜릿한 버디를 성공시키며 정규 투어 데뷔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우승으로 이율린 선수는 2억 1천600만원의 상금을 획득했으며, 2년 시드를 확보하는 겹경사를 맞았다.

 

2023년 정규 투어에 데뷔한 이율린 선수는 지난해 10월 덕신EPC·서울경제 레이디스 클래식에서 기록한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었다. 

 

연장 5번째 홀에서 이율린의 퍼트 모습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장 5번째 홀에서 이율린의 퍼트 모습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번 대회는 그의 81번째 출전 대회로, 시즌 상금 랭킹 74위에 머물러 시드전 위기에 놓여 있었으나 극적인 우승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대회 3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리던 이율린 선수는 최종 라운드에서 전반에 타수를 줄이지 못하며 주춤했다. 그러나 11번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공동 선두로 올라섰으나, 13번 홀과 15번 홀에서 보기를 범하며 다시 순위가 밀렸다. 

 

박지영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박지영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던 박지영 선수는 보기 없이 5타를 줄이며 12언더파 단독 선두로 먼저 경기를 마쳤고, 이율린 선수는 2타 차 열세를 보이며 패색이 짙어 보였다.

 

하지만 이율린 선수는 포기하지 않았다. 17번 홀에서 약 4.5미터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한 타 차로 추격했고, 이어 18번 홀에서는 6미터에 가까운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극적으로 연장 승부를 이끌었다. 연장전은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1, 2차 홀에서는 두 선수 모두 파를 기록했으며, 핀 위치를 옮겨 진행된 3, 4차 홀에서도 승부가 나지 않았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최장 연장 기록이 수립된 가운데, 5차 연장전에서 박지영 선수가 파를 기록한 후 이율린 선수가 약 8미터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키며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율린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율린 [KLPGA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이율린 선수의 우승은 소속팀인 두산건설 골프단에게도 큰 의미를 더했다. 두산건설 골프단은 올 시즌 4승을 기록하며 KLPGA 투어에서 메디힐 골프단(5승)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우승을 달성한 구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23년 임희정, 유현주, 박결, 아마추어 김민솔 선수 등을 영입하며 야심 차게 출범했으나 지난해까지 단 1승도 거두지 못했던 두산건설은 올해 박혜준 선수의 롯데오픈 첫 우승을 시작으로 김민솔 선수의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우승에 이어 이율린 선수의 우승까지 이어가며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두산건설 골프단 단장 오세욱 상무는 "이율린 선수의 가능성을 보고 영입했다"며 "국가대표 출신으로 정규 투어에서 잠시 주춤했던 그의 잠재력이 터져 나올 때가 되었다고 판단했다"고 영입 배경을 설명했다. 

 

이율린 선수는 "골프는 개인 종목이지만 두산건설 골프단에서 팀의 든든함을 느끼고 있다"며, 상반기 커트 탈락이 이어져 실의에 빠졌던 시기에 회장과 단장의 응원 덕분에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박지영 선수는 통산 10승을 기록한 베테랑 선수로, 지난해 8월 한화 클래식 이후 1년 2개월 만의 우승 기회를 다음으로 미루게 되었다. 

 

한편, 정윤지 선수가 3위(11언더파 277타), 이재윤 선수가 4위(10언더파 278타), 유현조와 한진선 선수가 공동 5위(9언더파 279타)에 올랐다. 

 

황유민 선수는 박현경, 박혜준 선수와 함께 공동 7위(8언더파 280타)에 자리했으며, 방신실, 홍정민, 이예원 선수는 각각 공동 12위, 공동 16위, 공동 2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번 상상인·한경 와우넷오픈 대회는 두산건설 골프단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으며, 이율린 선수의 첫 우승은 두산건설 골프단이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