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금리 인하 여파…은행권 예금금리 '줄줄이' 하락

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06-03 21:23:24

서울 시내 설치된 ATM기기에서 시민들이 은행 업무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따라 시중은행들이 예금상품 금리를 연쇄적으로 내리고 있다. 연 3%대 정기예금 상품은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으며, 은행권 전반에서 금리 하락세가 본격화되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은이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2.75%에서 2.50%로 0.25%포인트 내린 직후부터 주요 은행들이 예금금리 인하에 나섰다.

SC제일은행은 전날부터 거치식예금 5개 상품의 금리를 최대 0.20%포인트 낮췄다. 퍼스트정기예금 1년 만기는 연 2.15%에서 2.05%로, e-그린세이브예금 12개월 만기는 연 2.60%에서 2.50%로 각각 조정했다.

NH농협은행도 동시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거치식 예금과 적립식 예금 금리를 0.25~0.30%포인트씩 내렸고, 청약예금과 재형저축 금리도 0.25%포인트 인하했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더욱 신속하게 움직였다. 토스뱅크는 기준금리 인하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부터 예적금 금리를 최대 0.30%포인트 내렸다. 입출금 자유 예금상품들의 기본금리는 연 1.80%에서 1.60%로, 적립식 예금상품의 12개월 만기 기본금리는 연 2.80%에서 2.50%로 하향 조정됐다.

케이뱅크는 플러스박스와 코드K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10%포인트 인하했고,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31일부터 수신상품 3종의 기본금리를 연 1.80%에서 1.60%로 0.20%포인트 낮췄다.

금리 인하의 파급효과는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지난달 4일 연 2.58~3.10%에서 현재 연 2.55~2.85%로 전반적으로 하락했다. 특히 한 달 전까지 3.10%를 기록했던 NH고향사랑기부예금도 3%대를 벗어나면서 시중에서 3%대 금리 상품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저축성 수신금리는 지난해 10월 3.37% 이후 7개월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올해 4월 신규취급액 기준 저축성 수신금리는 연 2.71%로 전월 2.84%보다 0.13%포인트 낮아졌다.

금리 하락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기예금 자금 유입은 계속되고 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지난달 말 940조8675억원으로 한 달 새 18조3953억원 늘어났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다. 정기적금 잔액도 40조4690억원에서 41조6654억원으로 1조1964억원 증가하며 4개월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9일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당초 예상보다 성장세가 크게 약화했기 때문에 향후 인하 폭이 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며 추가 기준금리 인하 의지를 시사했다.

이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모두 향후 3개월 이내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예금금리 하락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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