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5-05 09:10:37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한화그룹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전격 변경하면서 인수합병(M&A)을 향한 야심을 공식화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4일 공시를 통해 KAI 지분 5.09%를 확보했다고 밝히며, 연말까지 약 5000억원을 추가 투입해 지분율을 8%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선언했습니다. <2026년 5월 4일자 한화에어로, KAI 지분 5% 넘겨…민영화 신호탄 쏘나 참고기사>
이번 공시는 단순한 지분 확대를 넘어, 대한민국 방산 지형을 뒤흔들 ‘거대 공룡’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 ‘경영 참여’ 명시 내막…“기다리지 않고 움직이겠다”
그간 한화는 KAI 인수설이 돌 때마다 “전략적 협력 관계”라며 선을 그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경영 참여’를 명시함으로서 공격적인 KAI 인수합병에 대한 공격적인 시그널을 내비쳤습니다.
향후 이사 선임, 배당 요구, 경영진에 대한 의견 개진 등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지입니다.
특히 현재 KAI의 최대 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26.4%)으로 한화가 5%를 넘어 8%대 주주로 올라선다면, 향후 KAI 민영화 때 강력한 인수 적격자로서 지위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김인중 데이터히어로 대표이사는 알파경제에 “현재 KAI의 최대 주주는 한국수출입은행인데, 한화가 8%를 확보하게 되면 단숨에 민간 기업 중 압도적인 최대 주주이자, 전체 2대 주주급 위치에 올라서게 된다”면서 “이는 향후 KAI의 경영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내겠다는 '주주권 행사'의 신호탄이며, 장기적으로는 인수합병(M&A)을 위한 명분과 기반을 쌓는 과정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야심이 담겨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 육·해·공 아우르는 ‘한국판 록히드마틴’의 완성
한화가 KAI에 집착하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이미 한화에어로스페이스(지상·항공엔진), 한화시스템(ICT·레이다), 한화오션(해상)을 통해 육군과 해군 방산 체계를 확보한 상탭니다.
한화에게 KAI의 항공기 플랫폼(전투기·헬기)은 포트폴리오의 마지막 퍼즐인 셈.
KAI가 만드는 KF-21, FA-50 등에 한화의 엔진과 시스템을 탑재하는 완벽한 수직계열화가 가능해집니다.
게다가 ‘뉴 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KAI의 위성 제작 능력과 한화의 발사체 기술이 결합하면 독보적인 우주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습니다.
◇ 넘어야 할 거대한 벽…‘독점 논란’과 ‘정부의 시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화의 KAI 인수는 대한민국 방산의 ‘초거대 독점’을 의미합니다.
이른 감은 있지만, 한화가 KAI 인수가 구체화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의 결합 심사에서 방산 생태계 파괴 우려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경쟁이 사라진 시장에서 국가 방위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기 때문”이라면서 “게다가 KAI는 사실상 공기업적 성격을 띠고 있어 정부의 의지가 절대적이다. 특혜 시비나 방산 주권 논란이 불거질 경우 정부로서도 민영화를 서두르기 어렵다”고 분석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한화그룹을 향한 시장의 시선이 차가워진 점도 변수입니다. 한화솔루션이 단행한 2조 4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는 소액주주들의 거센 비판을 받았습니다.
"주주들의 주머니를 털어 오너 일가의 지배력을 강화하거나 무리한 M&A를 시도한다"는 비판 여론이 형성된 상태입니다.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의 잡음과 맞물려, 국가 기간 산업인 KAI를 한화가 가져가는 것에 대해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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