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운임 탓, 기름값 탓'... HMM, '체질 개선' 없는 장밋빛 전략으론 역부족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6-05-14 20:19:24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HMM의 올해 1분기 성적표는 처참했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반토막(56.2% 감소) 나며 ‘어닝 쇼크’ 수준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14일 공시했다.


사측은 글로벌 지정학적 리스크와 유가 상승 등 외부 요인을 원인으로 꼽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HMM의 수익 구조가 외부 환경 변화에 지나치게 취약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가장 뼈아픈 지점은 수급 불균형에 따른 효율성 저하다. 1분기 HMM의 선복량(배에 화물을 실을 수 있는 공간)은 전년 대비 14.2%나 늘어났다.  

 

(사진=제미나이 AI 생성)

공격적인 투자로 덩치를 키웠으나, 실제 수송량 증가폭은 9.7%에 그쳤다. 결과적으로 '빈 배'로 운항하는 비율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화물을 실을 공간을 늘렸음에도 이를 채우지 못했다는 것은 시장 수요 예측 실패이자, 고정비 부담만 가중시킨 자산 운용의 실책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

운임 하락이라는 시장의 파고를 넘기엔 HMM의 영업 경쟁력이 선박 규모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중동 노선 운임이 전년 대비 68.9% 급등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였으나, 이 역시 HMM에게는 '그림의 떡'이었다.

우기훈 전 코트라 부사장 겸 기술혁신과 무역포럼 회장은 알파경제에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해 높은 운임을 받더라도 적극적인 노선 활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면서 “결국 숫자로만 존재하는 프리미엄일 뿐, 실제 수익성 개선에는 기여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다만, 벌크 부문 영업이익이 135.1% 급증하면서 선전한 점은 고무적이나 전체 수익성을 방어하기엔 체급 차이가 너무 컸다.

 

(사진=연합뉴스)

컨테이너 사업에 쏠린 비대칭적 매출 구조는 시장 변동성에 HMM을 무방비로 노출시키고 있다.

HMM이 내놓은 향후 전략 역시 실효성에 의문부호가 붙는다. '고유가 대비 연료비 최적화'나 '신규 수요 확보'는 위기 때마다 반복되는 상투적인 문구에 가깝다.

특히 아프리카 등 신규 항로 개설 추진은 기존 글로벌 대형 선사들과의 치열한 치킨 게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또 다른 비용 부담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치호 경제평론가 겸 행정학 박사는 “단순히 노선을 넓히고 연료를 아끼는 식의 '미봉책'보다는, 변동성 높은 해운 운임에 대응할 수 있는 고부가가치 화물 유치와 디지털 전환을 통한 비용 구조의 근본적 혁신이 시급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