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세계 최초 'HBM4' 양산 출하 개시

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6-02-12 18:57:50

2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반도체대전(SEDEX) 2025'에 마련된 삼성전자 부스에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인 HBM4와 HBM3E 실물이 전시돼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6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4)를 세계 최초로 양산 출하했다.

업계 최선단 공정인 1c D램(10나노급 6세대)과 파운드리 4나노 공정을 동시에 적용해 성능과 효율을 극대화하며 시장 선점에 나섰다.

삼성전자는 12일 HBM4의 양산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번 출하된 제품은 엔비디아가 다음 달 공개할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삼성전자는 설 연휴 직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었으나, 고객사와의 협의를 거쳐 일정을 약 1주일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전 세대 제품 경쟁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딛고 차세대 시장 주도권을 조기에 확보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 HBM4는 개발 단계부터 국제반도체 표준협의기구(JEDEC) 표준을 뛰어넘는 성능을 목표로 설계됐다. 삼성전자는 이를 위해 재설계 없이 양산 초기부터 1c D램을 선제적으로 도입했다.

황상준 삼성전자 메모리개발담당 부사장은 "삼성전자 HBM4는 기존에 검증된 공정을 적용하던 전례를 깨고 1c D램 및 파운드리 4나노와 같은 최선단 공정을 적용했다"며 "공정 경쟁력과 설계 개선을 통해 성능 확장을 위한 여력을 충분히 확보함으로써 고객의 성능 상향 요구를 적기에 충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HBM 적층 구조의 하단에서 전력과 신호를 제어하는 '베이스 다이'에 4나노 파운드리 공정을 적용해 성능 효율을 높였다.

그 결과 삼성전자 HBM4는 JEDEC 업계 표준인 8Gbps(초당 기가비트)보다 약 46% 빠른 11.7Gbps의 동작 속도를 확보했다. 전작인 HBM3E(9.6Gbps)와 비교하면 약 1.22배 빨라진 속도다.

최대 13Gbps까지 구현이 가능해 AI 모델이 거대화될수록 심화하는 데이터 병목 현상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 전송 대역폭도 대폭 향상됐다. 단일 스택 기준 최대 초당 3.3TB(테라바이트)의 대역폭을 제공해 전작 대비 2.7배 향상됐으며, 이는 고객사 요구 수준인 3.0TB를 상회하는 수치다.

용량은 12단 적층 기술을 통해 24~36GB를 제공하며, 향후 16단 적층 기술을 적용해 최대 48GB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전력 소모와 발열 문제도 개선됐다. 코어 다이에 저전력 설계 기술을 적용해 전 세대 대비 에너지 효율을 약 40% 높였으며, 열 저항과 방열 특성도 각각 10%, 30% 개선해 데이터센터의 운영 비용 절감에 기여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로직, 파운드리, 패키징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 역량을 바탕으로 글로벌 GPU 업체 및 하이퍼스케일러(초대형 클라우드 사업자)와의 기술 협력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를 통해 올해 HBM 매출이 작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생산 능력 확대를 위해 2028년 본격 가동되는 평택사업장 2단지 5라인을 HBM 생산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차세대 제품 개발 로드맵도 구체화했다. 7세대 제품인 HBM4E는 올해 하반기 샘플 출하를 시작하고, 고객 맞춤형인 커스텀 HBM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샘플링에 들어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HBM4 양산 과정에서 확보한 1c 공정 기반의 품질과 공급 안정성이 향후 HBM4E 및 커스텀 HBM 등 고부가 제품으로의 전환 과정에서도 중요한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