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효 기자
kei1000@alphabiz.co.kr | 2023-04-25 18:51:21
[알파경제=김종효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 반도체 DNA 완벽 이식으로 로켓에 올라탄 듯 건실한 실적을 쏘아 올리고 있다.
25일 인공지능 공시분석프로그램 <타키온>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매출 7209억원, 영업이익 191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잠정실적을 공시했다.
삼성생명이 자사 특별계정으로 투자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을 일부 매도하면서 우려 섞인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회사는 건실한 실적으로 모든 우려를 일거에 제거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매출호조①, 세계최대 규모 4공장 가동...추가 수주↑
삼성바이오로직스 매출 호조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분석된다.
하나는 단일 공장으로 세계 최대인 4 공장(24만 리터)이 지난 해 6월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가동률이 점차 높아지면서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게 됐다.
전망은 긍정적이다. 기반은 회사가 스스로 전망치를 높인 부분이다. 1분기 잠정 실적 발표 당일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매출 전망치를 상향했다. 기존보다 15~20% 높아진 금액으로 중간값은 3조5265억원이다.
올해 삼성바이로직스 실적은 상저하고 패턴이 유력하다. 제 4공장은 현재 9개사 12개 품목 계약을 확정했고, 29개사 44 품목에 대한 계약은 협의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코로나 이후 중소형 기업 신규 진출로 CMO 공급과잉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시설 보유와 규제 승인 노하우 등을 앞세워 활발한 수주 활동을 펼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의 장밋빛 전망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삼성전자 수준의 성공으로도 풀이된다.
발표된 1분기 잠정실적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로 인해 영업 이익률이 다소 떨어진 모습이다. 이전까지 삼성바이오로직스 영업이익률은 30%로 삼성전자를 이미 추월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추가로 2025년 가동 목표인 18만리터 규모의 5공장도 계획 중이다.
◇ 매출호조②, 바이오에피스 실적 반영...삼성 반도체 DNA 이식完
또 다른 요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기여이다. 작년 2분기부터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실적이 온전히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이는 매출 신장이라는 긍정적 요소를 일으켰지만, 부정적으로는 회계 정비 과정에서 영업이익 감소를 낳기도 했다.
성장세만 놓고 보면, 삼성그룹은 반도체에서 경험한 승리 방정식을 바이오에 제대로 이식시킨 것으로 보인다.
조호진 타키온월드 대표이사는 “얼핏 보면 IT와 바이오로 연관이 없어 보인다”고 전제한 뒤 “둘 다 처음에는 선도 기업이 아니라는 점과 믿음에 근거한 꾸준한 투자와 가성비 높은 인재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 집약 사업에 우수한 인재 확보는 필수이다. 그렇지만 투입되는 인건비가 높다면 사업은 실패하기 마련이다.
삼성그룹은 한국 최고의 인재를 사업 초기 경쟁국인 미·일·EU 대비 25~50% 수준으로 고용할 수 있었다. 비록 추격자이지만, 선두 주자가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를 줄인다는 장점도 반도체와 유사하다고 알려졌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시작과 근간은 바이오시밀러이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 만료된 단백질 신약을 베껴서 만든다. 다만, 아무나 못 만들고, 속도가 중요하다는 점이 반도체와 동일하다.
올해 누적 수익률(YTD)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4.96%이고, 코스피가 11.83%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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