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티빙-웨이브 합병, 티빙 주주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

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4-16 18:52:23

KT 미디어부문장 김채희 전무. (사진=KT)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김채희 KT 미디어부문장이 합병 추진 중인 티빙과 웨이브의 성장 방향성이 티빙의 주주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김 전무는 16일 서울 강남구 안다즈 서울 강남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KT가 티빙에 투자한 것은 단순 재무적 투자가 아닌, 미디어 사업 전반에 걸친 시너지를 고려한 전략적 투자"라며 "당시의 사업적 협력 의지나 가치가 지금은 많이 훼손된 것 아닌가 싶다"고 밝혔다.

그는 "웨이브는 지상파 콘텐츠에 대한 독점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합병을 통해 추구하고자 하는 성장의 방향성이 티빙 주주 가치에 부합하는지 의문"이라며 합병에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웨이브의 1대 주주인 SK스퀘어와 티빙의 최대주주인 CJ ENM은 현재 웨이브에 총 2500억원 규모의 공동 투자를 단행하며 두 OTT 합병을 추진하고 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통합 회사의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32~35%에 달해 넷플릭스(38~40%)와 대등한 경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티빙 지분 약 13%를 보유한 KT스튜디오지니가 그동안 합병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서 논의가 중단된 상태였다.

김 전무는 "이미 KT 의사와 무관하게 기업 결합 신고가 진행되고 합병을 전제로 하는 길을 가고 있는 등 특정 측면에서 합병 효과에 준하는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면서도 "CJ와 공식적으로 상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김 전무는 또 기자간담회 후 기자들을 만나 "향후 적정한 시점에 의견을 공식 표명할 것"이라며 "티빙과 웨이브의 합병에 반대를 안 한다, 이런 건 절대 아니다"라고 말했다.

웨이브 운영사 콘텐츠웨이브의 지분 20% 가까이를 보유한 주요 주주사인 SBS는 지난해 말 티빙·웨이브의 최대 경쟁자 넷플릭스와 손을 잡았다. 뿐만 아니라 티빙 지분 10.66%를 보유한 네이버도 지난해 말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는 등 양사 주주들의 이탈이 증가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4 방송매체 이용행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OTT 시장에서 유튜브가 72.7%로 1위, 넷플릭스가 36.0%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티빙(14.8%)과 웨이브(6.9%)는 각각 3위와 5위로, 4위인 쿠팡플레이(8.5%)와 6위인 디즈니플러스(5.4%)의 상승세에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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