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1550원 육박…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6-05 18:41:26

5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등이 표시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50원 선을 코앞에 두며 17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 매도가 환율과 증시를 동시에 끌어내리면서 외환·자본시장이 동반 충격을 받았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9.4원 오른 1539.1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날 종가보다 0.7원 내린 1529.0원에 출발했으나 상승 전환한 뒤 장중 1549.1원까지 올랐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0일(1561.0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환율을 밀어 올렸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달 7일 이후 20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이날 오전에만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원 넘게 순매도했으며, 올해 코스피 누적 순매도 규모는 117조원에 달한다.

국내 증시도 가파르게 무너졌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5.54% 하락한 8160.59에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 8038선까지 밀리기도 했다.

코스닥지수도 4.5% 하락한 1002.44에 거래를 마치며 장중 1000선을 밑돌았다.

전날 미국 증시에서 브로드컴이 실적 실망감에 12%대 급락하는 등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인 점이 국내 대형 반도체주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중동 정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점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브로드컴 실적 발표 후 반도체 랠리가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메모리 트레이드로 불리는 국내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이 계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최규호 한화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외국인 매도, 엔화 약세가 상승을 이끌고 있다며 "주요 요인들이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워 당분간 1500원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외환당국은 연일 구두개입성 발언을 내놓고 있으나 시장 불안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비상경제본부 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민생 물가가 어려운 점에 대해서는 각별히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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