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나 기자
rosa3311@alphabiz.co.kr | 2023-09-25 18:24:40
[알파경제=김다나 기자]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11월 퇴임을 앞두고 9년간의 소회를 밝히며 금융지주 지배구조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 “지배구조에 정답 없다”
윤 회장은 25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배구조에 정답이 있다고 생각하는 게 옳은지 고민해 봐야 한다. 모든 회사가 한 프레임(틀)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 자체가 굉장히 큰 착각일 수 있다”며 금융지주 지배구조와 지주회장들의 연임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각 회사의 연혁, 처한 상황, 업종 특성, 문화 등의 차이를 고려해 차이에 맞게 지배구조를 개발하고 육성, 발전시켜야 한다”며 “KB의 경우 저와 이사회가 긴밀하게 후계자 육성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고 강조했다.
연임에 대한 부정적 견해에 대해서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윤 회장은 “2018년 하버드 경영자 리뷰 자료를 보면 S&P500 기업 CEO들의 평균 재임 기간은 10.2년이고 이코노미스트지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평균 재임 기간이 7년”이라며 “한국 금융회사가 글로벌 플레이어가 되려고 하면서 3년·6년마다 (CEO가) 바뀌는데 성과가 서서히 나오는 투자를 장기전 안목에서 어떻게 하겠나”고 반문했다.
또 그는 KB의 이사회, 사외이사의 선임과 CEO에 대한 견제 기능 등을 상세히 소개하면서 “CEO가 절대적 영향력 행사할 수 있는지 이사진들로 ‘참호’를 구축하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 “KB, 금융계 삼성 못 만들어 씁쓸”
윤 회장은 재임 기간의 대표적 성과로 리딩(1등) 뱅크·금융지주 지위 탈환, 인수합병(M&A)를 통한 비은행부문 강화, 탄탄한 경영승계 구조 구축 등을 꼽았다.
하지만 세계 순위 60위권에 불과하다는 점을 아쉬운 부분으로 짚었다.
윤 회장은 “우리나라 경제규모로 보면 리딩금융그룹인 KB가 10위권 안에는 들어야 하는데 자괴감이 든다”며 “20년 전 KB에 합류하면서 했던 얘기가 ‘금융의 삼성을 만들겠다’였는데 씁쓸하다”고 말했다.
이어 “20위권에 들어가려면 지금보다 자본을 2.5배 늘려야 하는데 개별 회사가 노력한다고 해서 가능한 건지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며 “양종희 회장 내정자께서 한 단계 더 진보시키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최근 KB국민은행 증권대행부 일부 직원들이 내부정보 이용 혐의를 받는 데 대해서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내가 사과해야 하는데 양종희 회장 내정자가 먼저 사과하셨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대응책으로는 내부 통제 시스템 정비와 직원 윤리 의식 교육 강화 등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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