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이자장사' 눈치 안 보나…예금 2%대로 뚝, 대출이자는 요지부동 : 알파경제TV [심층]

영상제작국

press@alphabiz.co.kr | 2025-02-27 18:22:50

▲ (출처:알파경제 유튜브)

 

[알파경제=영상제작국]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정기예금 금리를 기준금리보다 낮은 2%대로 인하하면서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논란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시중은행들이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리는 반면 대출금리 인하에는 소극적이어서 은행의 이자 수익만 늘린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 정기예금금리 2년 7개월 만에 2%대로 하락

KB국민은행은 지난 24일부터 대표 수신상품인 'KB스타 정기예금' 최고금리를 연 3.00%에서 2.95%로 낮췄습니다.

이는 2022년 7월 10일 이후 약 2년 7개월 만에 처음으로 2%대로 진입한 것인데요.

신한은행도 지난 20일 대표 수신상품 '쏠편한 정기예금'의 최고금리를 연 3.00%에서 2.95%로 0.0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이 상품의 금리가 2%대를 기록한 것은 2022년 6월 이후 2년 8개월 만입니다.

다른 시중은행들도 예금금리 인하 대열에 동참했는데요.

SC제일은행은 17일부터 거치식예금 금리를 최대 0.50%포인트 낮췄고, 하나은행도 14일 3개 정기예금 상품의 기본금리를 일제히 0.20%포인트 하향 조정했습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공시된 5대 은행의 23일 기준 대표 정기예금 상품 금리는 연 2.95~3.30% 수준을 보이고 있습니다.

◇ 대출금리 하락은 더뎌…예대금리차 확대 논란

반면 대출금리는 시장금리 하락에도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는데요.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가계대출금리는 지난해 9월 4.29%에서 12월 4.75%로 오히려 0.46%포인트 상승했습니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했음에도 대출금리는 상승세를 보인 것입니다.

은행들은 대출금리가 기준금리, 가산금리, 우대금리를 합산해 결정된다고 설명하는데요.

그러나 은행들이 각사 재량으로 책정할 수 있는 가산금리를 올리거나 우대금리를 낮추면서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하락폭만큼 떨어지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실제로 5대 시중은행의 지난해 12월 평균 가산금리는 3.17%로 인하 전인 9월 대비 0.09%포인트 올랐습니다.

같은 기간 우대금리는 1.4%포인트 감소했는데요.

◇ 금융당국 압박에 우리은행, 대출금리 인하 '선제 대응'

이처럼 예대금리차가 확대되자 금융당국이 개입에 나섰습니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지난해 12월 기준 예대금리차는 1.43%포인트로 전월보다 0.02%포인트 커졌는데요. 4개월 연속 확대된 수치입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24일 월례 기자간담회에서 "대출금리도 가격이기 때문에 시장원리는 작동해야 한다"며 "이제는 반영할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21일 은행 20곳에 공문을 보내 차주별·상품별 준거·가산금리 변동내역과 근거, 우대금리 적용 현황 등의 자료 제출을 요구했는데요.

기준금리 인하가 가계대출에 미치는 효과의 합리성 등을 점검하겠다는 의도입니다.

반면 은행권은 지난해 하반기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정책에 부응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조정했다는 입장인데요.

이런 가운데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25일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3.00%에서 2.75%로 0.25%포인트 인하했습니다. 이는 지난해 10월 이후 세 번째 인하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기준금리 인하 직후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지난해 10월 이후 세 차례 인하된 기준금리가 가계·기업 대출금리에 파급된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는데요.

이 원장은 "은행권 가산금리 추이 등을 점검해달라"고 지시하며 금리 인하 효과가 실물경제에 전달되는지 감시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습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압박속 우리은행은 다른 은행에 앞서 선제적으로 28일부터 주택담보대출 5년 변동 상품의 가산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기로 결정했는데요.

또한 다음 달 초부터는 '우리WON 갈아타기 직장인대출' 금리도 0.20%포인트 인하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의 선제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다른 은행들이 가산금리 인하나 우대금리 확대에 적극적으로 동참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예금금리는 빠르게 내리면서도 대출금리 조정은 느리게 진행해 예대금리차를 유지하려는 은행권의 행태가 실질적으로 개선될지 의문이라는 지적입니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