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2년 만에 복귀… “주식 맞교환 M&A로 위기돌파”

임유진

qrqr@alphabiz.co.kr | 2023-03-28 18:19:32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임유진 기자] 2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이 주식 맞교환 방식의 기업 인수합병(M&A)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고 밝혔다.

셀트리온은 28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재무제표 승인과 서정진, 기우성 등 사내이사 3인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 모든 안건을 원안대로 의결했다.

이날 사내 이사로 선임된 서정진 회장은 주총 후 이사회에서 공동의장으로도 선임됐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의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신약·기업 M&A를 진두지휘할 예정이다.

◇ 주주들 경영진 사퇴 요구에 ‘M&A’로 설득

이날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은 셀트리온의 주식 가치 하락과 경영 상황 악화에 대해 현 경영진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사보수한도 역시 부당하다며 자사주를 소각해 주식 가치를 올리라고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서 회장은 “현 상황에 대해 우선 사과를 드리는 게 맞다”며 “올해 연말쯤 되면 우리한테 좋은 기회가 많이 올 것이다. 자사주를 소각하는 것보다는 M&A가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2년 전부터 현금 자산을 준비해 현재 부채보다 현금성 자산이 3배 더 많다”며 “내 개인 주식을 포함해 주식 스와핑 방식으로 M&A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명예회장은 “내 개인 부채가 2700억원”이라며 “주식을 팔고 싶기도 했지만 주주들을 배신하고 싶진 않았다. M&A 할 때 주식은 팔 수는 있지만 빚을 갚으려고 팔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 박스터인터내셔널 바이오파마솔루션 사업부 인수 여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앞서 셀트리온은 지난 21일 박스터 사업부문 인수와 관련해 검토한 바 있지만 확정된 바 없다고 공시했다.

서 명예회장은 “7월 전까지는 인수 여부를 결정하기 힘들다”면서 “여러 기업을 대상으로 M&A를 계획하고 있고 연말에 본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다.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3사 합병도 지속 추진한다. 서 회장은 “합병은 금융감독원 행정절차가 7월에 마무리되고 주주들이 합병을 원한다면 합병에 대한 생각은 변함이 없다”며 “시기는 지켜봐야 한다. 빠르면 연말 합병 절차에 들어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2020년부터 계획했던 3사(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합병은 그룹의 숙원 과제다.

2021년 12월 셀트리온의 지주사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주사 셀트리온헬스케어홀딩스의 합병을 마무리해 단일지주사 체제로 들어서면서 3사 합병의 밑그림은 그려놨다.

하지만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셀트리온으로부터 바이오의약품을 구매해 해외에 판매하는 구조로 인해 분식회계 논란이 일며 합병 추진이 지연됐다.

이후 작년 증권선물위원회가 분식회계 혐의에 고의성이 없다고 결론 내리면서 일단락됐고 서 회장이 복귀하면서 3사 합병도 급물살을 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사진=셀트리온제약)

 

◇ “바이오시밀러·신약개발 함께 키울 것”

바이오시밀러 사업과 신약 사업을 함께 키우겠다는 전략도 밝혔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현금창출원으로 활용하면서 신약개발 영역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추후 사업군 비율을 바이오시밀러 사업 60% 대 신약 사업 40%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서 명예회장은 “램시마SC는 미국에서 신약으로 허가를 받고 자가 주사가 가능해 경쟁력이 있다”며 “램시마SC와 유플라이마는 코로나19 엔데믹 전환으로 인한 영업 활성화와 함께 유럽시장에서 순항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서 명예회장은 “미국에서 오는 4월부터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를 론칭한다”며 “내년 7월에는 휴미라 바이오시밀러와 램시마SC도 미국 시장에서 직접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셀트리온USA(셀트리온헬스케어 소속)를 통해 램시마SC는 2조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는 1조원 등 2년 내 3조 5000억원 규모 매출을 달성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그는 “물질을 개발하는 건 옛날이다. 이젠 플랫폼이 중요하다”면서 “mRNA 백신 플랫폼을 올해 상반기 중으로 내재화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항체-약물접합 기술 신약, 이중항체 신약, 입으로 먹어서 주사를 안 맞고도 항체가 생기는 신약 등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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