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기자
ceo@alphabiz.co.kr | 2023-04-12 18:15:07
[알파경제=김상진 기자] 영국계 투자회사 실체스터 인터내셔널 인베스터즈 LLP(실체스터)가 지난 5일 ㈜LG 주식 4만 7000주를 추가 매수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이로써 실체스터는 LG 지분 5.02%에 해당하는 789만 6588주를 보유하며 LG의 3대 주주로 등극했다.
실체스터의 지분 인수로 상속 관련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면서 이날 LG 주가는 9.48% 급등한 9만 3500원까지 오르며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까지 ㈜LG의 지분 5% 이상을 보유한 주주는 구광모 회장 및 특수관계인(최대주주)과 2대 주주인 국민연금뿐이었다.
거래량은 148만 8797주로 전날보다 5배(392%)가량 급증했다. 기관이 240억원 사들이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10억원, 140억원을 순매도했다.
시장의 저평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LG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제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과 경영권 분쟁 재점화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투자가 몰렸다.
실체스터는 주식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로 밝혔다. 이는 단순 투자보다는 한 단계 높은 수준이다.
향후 경영권에 영향을 미칠 목적은 아니지만, 배당 확대나 비영업용 자산 매각, 지배구조 개선 등 주주 가치를 높이기 위한 제안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실체스터는 “경영권에 직접 개입할 목적이 없다”며 “일상적인 경영활동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도 “투자 매니저로서 고객으로부터 위임받은 임무를 이행하는 취지에서 의결권의 행사 등 주주권리를 행사하려 한다”며 “배당 증액 요청뿐 아니라 기타 주주들이 제안하는 일체 안건에 대해 찬성하거나 반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체스터는 2011년 KT 지분을 5% 이상 보유했다고 처음 공시하며 행동주의 펀드로 국내에 이름을 알렸다.
이후 2020년에는 지분율을 기존 5.01%에서 5.2%로 늘리고 투자목적을 단순투자에서 일반투자로 전환하고 공격적인 주주행동에 나선 바 있다.
일본에서는 영국계 ‘큰 손’으로 불리며 일본 지방은행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실적이 부진한 경영진에 퇴진 압박을 넣기도 했다.
때문에 현재 진행 중인 LG家의 상속 분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구광모 회장의 어머니인 김영식 여사와 여동생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 구연수 씨는 재산 분할을 다시 하자며 지난 2월 서울서부지법에 구 회장을 상대로 상속 회복 청구 소송을 냈다.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은 ‘장자 승계’ 원칙에 따라 소유하고 있던 지분 11.28% 중 가장 많은 8.76%를 구 회장에게 물려줬다.
나머지 2.52%는 장녀 구연경 대표에게 2.01%, 차녀 연수씨에게 0.51%를 상속했고 김영식 여사는 지분을 상속받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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