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09-04 18:08:14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4일 기업 규모에 따른 차등규제를 철폐하지 않으면 경제성장이 불가능하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최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 기조연설에서 "기업 규모별 규제를 풀지 않으면 더 이상의 경제성장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규제의 벽을 제거해야 성장 동력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날 대한상의와 김영주 부산대 교수팀이 발표한 '차등규제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경제 관련 12개 법안에만 343개의 기업별 차등규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전환하면 규제가 94개 증가하고, 대기업이 되면 329개까지 급증한다.
최 회장은 "자산이 1조9000억원이 된 회사는 규제망을 피하기 위해 자산을 절대로 더 늘리려고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현행 상법상 2조원의 허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 1만개 중 4개만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 100개 중 1-2개만 대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한국 경제에 있는 계단식 규제는 대한민국 성장의 정체를 가져오는, 특히 민간의 활력을 떨어뜨리는 아주 근본적인 이유"라며 "과거에는 맞았던 이야기지만 지금은 틀린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본 소프트뱅크는 외부 자금을 활용해 대규모 투자를 하지만 한국은 금산분리 등 규제로 경쟁력이 제한된다"며 "자산 5000억원, 2조원 기준이 왜 생겼는지 설명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도 비상 상황이기에, 기업들이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정부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뒷받침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대한상의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출범식에는 최 회장과 구 부총리를 비롯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문신학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주요 금융지주 회장들과 대기업 임원, 국회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조사 결과 경제형벌 관련 조항은 약 6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회장은 "성과를 낸 기업에 보상하는 방식이 필요하다"며 "대기업이 많이 나오도록 유도해야 경제가 성장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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