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4-09-28 09:00:50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재한 9월 정치국 회의에서 중국 경제의 '새로운 문제'를 인정하고 전방위적 경기 부양책을 강조했다.
26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이날 열린 이례적인 9월 경제회의에서 중국 최고 지도부는 내수 진작과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한 강력한 정책 드라이브를 예고했다.
중앙정치국 회의는 일반적으로 4월, 7월, 12월에만 경제 현안을 의제로 다뤄왔다는 점에서 9월 경제 회의는 이례적이다.
다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러한 부양책이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시진핑 "새로운 문제 직면" 인정
정치국 회의에서는 중국 경제의 기본적인 회복력과 잠재력은 변함이 없지만, 새로운 문제와 과제가 등장했음을 인식하고 경제 작업의 책임감과 긴급성을 강조했다.
중앙정치국은 "중국 경제의 펀더멘털에는 결코 변화가 없지만, 현재 경제 운영에는 일부 새로운 상황과 문제가 나타났다"며 "현재 경제 상황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바라보면서 어려움을 직시하고 자신감을 다지며 경제 사업을 잘해 나간다는 책임감과 긴박감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시진핑 국가주석을 비롯한 중국 최고 지도부가 중국 경제가 문제에 직면해있음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중앙정치국은 5% 안팎이라는 올해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재정 지출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JP모건은 "3분기 성장률은 3.0%로 예상되며, 4분기에는 5.5%로 회복될 것"이라며 "연간 GDP 성장률은 4.6%로 정부 목표인 5%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투자·소비 발목 잡는 부동산 문제 해결해야
중앙정치국은 투자와 소비의 발목을 잡아 온 부동산 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부동산 개발 모델 구축을 촉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상업용 주택 건설 통제 및 재고 최적화, '화이트리스트' 부동산 프로젝트 대출 확대, 유휴 토지 활성화, 주택 구매 제한 정책 조정 등이 부동산 대책으로 거론됐다.
모건스탠리는 "주택 시장의 하락을 멈추기 위한 명확한 목표 설정과 더 많은 통화 및 재정 지원을 약속했다"며 "이는 2012년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금리 인하'를 약속하는 전례 없는 톤이다"라고 평가했다.
골드만삭스도 "부동산 시장에서는 주택 구매 제한 완화와 주택 재고 해소를 위한 자금 지원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청년 실업 등 고용 문제에 대응하는 종합 일자리 대책도 내놨다.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와 국무원은 '취업 우선 전략 실시와 고품질 완전고용(充分就業) 촉진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고 고용 문제를 5개년 계획에 포함해 정책 우선순위를 높였다.
특히 중국은 국경절 10월 1~7일 연휴를 앞두고 내수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극빈층과 고아, 노숙자를 포함한 저소득층을 위한 예산 1547억위안, 우리 돈 약 39조원을 책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소비 촉진을 위해 저소득층에 대한 사회적 혜택 증가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인민은행, RRR·정책금리 인하 단행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앞서 예고한 대로 시중은행 지급준비율(RRR)과 정책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JP모건은 "연말까지 추가로 25-50bp의 RRR 인하가 예상되며, 내년 1분기에는 10bp의 정책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어 "재정 정책에서는 주요 변화는 없지만,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며 "필요한 재정 지출과 초장기 국채(CGB) 및 특별 지방채(LGB) 발행과 수익 활용을 보장할 것을 촉구했다"고 말했다.
9월 특별 LGB 발행은 지난 5년간 최대 규모로 예상된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추가적인 정부 채권 발행 할당을 승인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추가적인 1-2조 위안의 초장기 중앙정부 특별채권(ULT CGSB) 할당이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모건스탠리도 "10월 말까지 보충 예산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12월 CEWC에서 정책 전환의 초기 규모와 속도에 대한 첫 번째 힌트가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 전문가들 "단기 효과 그칠 것"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들이 중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부족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모건스탠리는 "베이징이 디플레이션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모든 옵션을 탐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면서도 "재정 정책의 톤은 긍정적이지만 여전히 모호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중기 예산 확대를 명확히 확인하지 않았고, 소비나 주택 매입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 채권의 추가 사용을 약속하지 않았다"며 "사회 역학 지표가 크게 하락하면 더 결정적인 정책 전환이 촉발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BCA도 "중국 인민은행이 광범위한 금리 인하, 모기지 금리 인하, 50bps의 지급준비율 인하, 그리고 중국 주식 시장을 위한 8000억 위안의 지원 패키지를 발표했지만, 이러한 조치들이 중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과잉 부동산, 과도한 부채, 디플레이션)를 해결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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