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나 기자
rosa3311@alphabiz.co.kr | 2023-08-25 18:03:22
[알파경제=김다나 기자] 롯데홈쇼핑 사옥 매입을 놓고 태광산업과 롯데그릅의 갈등이 재현됐다.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의 양평동 롯데 사옥 매입이 시발점이 됐다.
◇ 2대주주 태광산업 “롯데지주 밀어주기”라며 제동
25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롯데홈쇼핑과 롯데지주 간 부동산 거래를 두고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다.
태광산업은 “이번 매입은 롯데지주 등 롯데그룹 계열사를 도와주기 위한 것”이라며 “과도하게 비싼 금액으로 사옥을 매입할 경우 이사들이 배임죄를 범하기 때문에 이사회 재개최를 요구하고 매입 중단도 요청한다”고 밝혔다.
롯데홈쇼핑은 롯데지주·롯데웰푸드(통합 롯데제과)와 서울시 영등포구 양평동 5가에 위치한 양평 사옥 토지와 건물을 매입한다고 지난달 27일 공시했다. 거래금액은 각각 1317억원, 722억원으로 총매입금액은 2038억원이다.
양평사옥은 롯데홈쇼핑이 세입자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롯데지주(64.6%)와 롯데웰푸드(35.4%)가 보유하고 있는 건물이다.
이번 매입 결정은 롯데홈쇼핑은 이사회를 열고 롯데지주와 롯데웰푸드가 가지고 있던 지분 전체를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롯데홈쇼핑 기타비상무이사인 태광산업 역시 지난달 이사회에서 양평사옥 매입거래에 찬성하며 사내이사 3명·기타비상무이사 3명·사외이사 3명 만장일치로 의결된 바 있다.
하지만 태광산업은 기존 입장을 번복해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태광산업과 계열사인 대한화섬·티시스는 롯데홈쇼핑 지분 4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 “이사회 결정과정에 명백한 하자”
태광산업은 지난달 개최한 이사회 결정 과정에 명백한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태광산업은 “롯데 양평 빌딩을 매입하면 롯데홈쇼핑(법인명 우리홈쇼핑)이 영업이익 50억원 등 총 17억원 상당 이익을 봐 매입이 회사이익에 부합한다고 자료를 믿고 찬성했다”며 “하지만 이사회 결의 후 다시 계산을 해본 결과 오히려 200억원가량 손실을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부동산을 2035억 원에 인수키로 했는데 다른 감정평가법인 감정결과 양평동 사옥이 1800억 원에 불과했다는 설명이다.
이에 태광산업은 “ 지금과 같이 홈쇼핑의 미래가 불분명하고 부동산 시장의 미래 또한 불확실한 상황에서 사옥을 매입하는 것은 결국 재무 구조가 지속적으로 악화된 롯데그룹의 유동성을 지원해 주기 위한 것”이라며 “우리 홈쇼핑이 거액을 들여 사옥을 비싸게 매입하는 것은 우리 홈쇼핑을 경영위기에 빠뜨릴 수 있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롯데홈쇼핑 2대주주로서 양평동 부동산 매입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법률 절차를 포함한 다각도의 조치를 진행할 방침”이라며 “회사 및 주주 모두를 위해 롯데그룹 측의 현명하고 신속한 조치가 먼저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롯데-태광 사돈 간 갈등으로 더 이목
이번 갈등에 업계의 이목이 더 쏠리는 이유는 두 기업의 관계성 때문이다.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부인인 신유나씨는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회장의 셋째 남동생인 신선호 일본산사스식품 회장의 맏딸이다.
태광그룹은 핵심계열사인 태광산업의 지분 29.48%를 보유한 최대주주이기 때문에 결국 태광산업과 롯데그룹의 갈등은 사돈 간의 갈등이다.
두 그룹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본래 태광산업 등이 포함된 태광그룹이 롯데홈쇼핑을 인수하고자 했지만 2006년 롯데그룹이 롯데쇼핑을 앞세워 기존 경방이 보유한 롯데홈쇼핑의 지분을 매입해 최대주주에 올라섰다.
태광그룹은 롯데쇼핑의 롯데홈쇼핑 인수에 대한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5년여 기간 공방 끝에 패소했다.
이를 대신해 기타비상무이사로 태광산업 임직원을 투입하면서 2대 주주 권리를 행사했다. 이에 롯데홈쇼핑은 주요 의사결정을 할 때마다 태광산업 측의 의사를 타진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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