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1-07 18:52:27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가운데, 미국과 중국을 필두로 한 글로벌 기업들이 전시장 곳곳에서 치열한 기술 패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6일(현지시간)부터 나흘간 열리고 있는 이번 행사에는 158개국에서 4602개 부스가 마련됐다.
국가별로는 개최국 미국이 1638개 부스로 1위를 차지했고, 중국이 942개, 한국이 853개로 뒤를 이었다.
특히 중국 기업들은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의 심장부인 '센트럴홀'을 사실상 장악하며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TCL은 과거 삼성전자가 20년 넘게 자리를 지켰던 센트럴홀 최대 규모 전시 공간(3368㎡)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SK그룹이 통합 전시관을 마련했던 자리는 로봇청소기 업체 드리미(Dreame)가 꿰찼다.
하이센스 역시 기존 TCL의 자리를 물려받는 등 중국 가전·IT 기업들이 전시장 중앙부를 거대한 '중국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로봇 분야에서 중국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진다.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휴머노이드 로봇 업체 34곳 가운데 20곳이 중국 기업으로, 전체의 59%에 달한다.
'중국의 보스턴다이내믹스'로 불리는 유니트리는 저가형 휴머노이드 'G1'을, 중국 로봇 축구 대회 우승팀 부스터로보틱스는 'T1'을 각각 선보였다.
TCL은 자체 개발한 'SQD-미니 LED' 디스플레이 기술을 바탕으로 TV부터 웨어러블 기기까지 아우르는 'AI 스마트 라이프' 생태계 구축 전략을 제시했다.
하이센스도 사용자 존재 여부에 따라 온도를 조절하는 AI 에어컨, 음식과 와인을 추천하는 요리 에이전트 등을 내놨다.
일본은 모빌리티 분야에서 미래 청사진을 그리며 대응에 나섰다. 소니와 혼다의 합작사인 소니 혼다 모빌리티는 첫 양산형 전기차 '아필라(AFEELA) 1'을 공개했다.
출고가 8만9000달러(약 1억3100만원)부터 시작하는 이 차량의 핵심은 플레이스테이션5와의 연동이다.
탑승객이 집에 있는 PS5에서 게임을 스트리밍해 차 안의 파노라마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리모트 플레이' 기능을 탑재했다.
미국 기업들은 AI 기술의 실용성 강화로 화답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5일 퐁텐블로 호텔에서 열린 특별연설에서 "피지컬 AI의 챗GPT 시대가 도래했다"며 AI가 물리적 실체를 갖추는 시대를 선언했다.
황 CEO는 이날 차세대 GPU '베라 루빈'을 전격 공개했다. 기존 '그레이스 블랙웰' 대비 추론 성능을 5배 높인 이 제품은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8개를 탑재하며, 올해 하반기 출시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HBM4 주요 공급사로 참여한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엔비디아는 새로운 AI 모델 '알파마요(Alpamayo)'를 발표했다. 황 CEO는 메르세데스 벤츠와 협력해 올해 1분기(미국), 2분기(유럽), 하반기(아시아) 순으로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한국 기업들도 대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차세대 휴머노이드 로봇 '전동식 아틀라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고, LG전자는 가사 노동을 줄이는 홈 로봇 'LG 클로이드'를 선보였다.
CES 2026은 오는 9일까지 라스베이거스 전역에서 이어지며, 160여 개국 4300여 기업이 참가해 AI 기술이 주도하는 산업 생태계의 변화를 공유한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