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나 기자
rosa3311@alphabiz.co.kr | 2023-05-03 17:56:56
[알파경제=김다나 기자]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는 최대 위험 요인으로 가계부채가 부동의 1위를 유지했다. 부동산 시장 침체도 가계부체에 맞먹는 수준까지 급부상했다.
◇ 한국 최대 리스크 ‘가계부채’
한국은행이 국내외 금융·경제전문가 76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5일부터 17일까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주요 리스크 요인과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조사한 ‘2023년 상반기 시스템 리스크 서베이’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단순 응답빈도수 기준으로 보면 전문가들은 ‘가계의 높은 부채 수준과 상환 부담 증가(53.9%)’를 가장 심각한 국내 금융시스템의 대내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했다.
지난해 하반기 조사에 이어 연속으로 1위를 차지했다. 다만 응답률은 반년 전(69.4%)에 비해 15.5%포인트(p) 떨어졌다.
이어 부동산 시장 침체(48.7%)가 많이 꼽혔는데 이는 지난해 하반기 36.1%였으나 올 상반기 48.7%로 반년 만에 12.6%p 올라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부각됐다.
이어 금융기관 대출 부실화와 우발채무 현실화·대규모 자금인출 가능성(43.4%) 등의 순이었다.
대외 리스크 요인으로는 미국의 통화정책 긴축 장기화(28.9%)가 가장 많았다.
전문가들은 가계부채 관련 위험이 중기(1~3년)에 현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 외 기업 부실위험, 금융기관 대출부실화, 국내 금융·외환 시장변동성, 경상수지 적자, 부동산 시장 침체 등 가계부채를 제외한 주요 리스크는 주로 1년 이내에 현재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리스크 요인 발생가능성·영향력 감소
2022년 하반기 조사(2022년 11월)에 비해 리스크 요인들의 발생가능성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은 전반적으로 낮아졌다고 평가했다.
응답자들은 ‘부동산시장 침체’를 상대적으로 발생 가능성과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모두 큰 요인으로 봤다.
‘금융기관 대출 부실 및 우발채무 현실화, 대규모 자금인출 가능성’은 발생 가능성은 낮지만 발생 시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력은 큰 리스크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경상수지 적자 지속’에 대해서는 금융시스템에 미칠 영향력이 크지는 않으나 발생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평가했다.
한은은 “작년 11월 조사 때에 비해 리스크 요인들의 발생 가능성과 금융 시스템에 미치는 영향력이 전반적으로 낮아졌다”며 “시스템 위기를 초래할 수 있는 단기 충격이 발생할 가능성은 직전보다 크게 하락(58.3% →36.8%)했고 중기 충격 가능성도 소폭 하락(40.3%→34.2%)했다”고 설명했다.
◇ 금융시스템 안정 신뢰도 상승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한 신뢰도(향후 3년간)는 지난 조사 대비 다소 상승했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에 대해 ‘매우 높음’ 또는 ‘높음’으로 응답한 비중이 36.1%에서 42.0%로 높아졌고 ‘보통’이 51.4%에서 53.0%로 소폭 상승했다.
금융취약성이 가장 부각될 것으로 판단되는 금융업권에 대해서는 대부분 응답자들이 저축은행, 상호금융, 중·소형 증권사, 캐피탈사 등 비은행업권을 지목했다.
특히 해당업권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향후 주요 취약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의 안정성 제고를 위해 필요한 정책 방안으로 금융기관의 유동성 대응능력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 및 대내외 금융시장 불안 발생 시 적절한 유동성 지원을 제시했다.
또한 금융기관의 손실흡수능력 확충 유도 및 스트레스 테스트 등을 통한 금융시스템 내 잠재리스크의 선제적 관리, 장기적 시계에서 부동산 및 금리 정책을 운용하여 금융 안정을 유지 등이 필요하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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