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6-01-19 17:54:20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청년층이 첫 일자리를 구하는 기간이 길어지고 주거비 부담도 커지면서 생애 전반에 걸쳐 소득과 자산이 감소하는 '상흔 효과'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9일 '청년세대 노동시장 진입 지연과 주거비 부담의 생애영향 평가' 보고서에서 청년층의 고용 여건이 거시 지표상으로는 개선됐지만 구직 기간 장기화 등 이면의 어려움이 크다고 진단했다.
첫 취업에 1년 이상 걸린 청년 비중은 2004년 24.1%에서 2025년 31.3%로 7.2%포인트 늘었다. 2004∼2013년 취업 세대의 평균 구직 기간은 18.7개월이었으나 2014∼2023년 세대는 22.7개월로 늘어났다.
한은은 기업의 경력직 선호와 수시 채용 확대, 경기 둔화로 인한 양질의 일자리 감소가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구직 기간 장기화는 생애 소득에 직접적인 타격을 준다. 과거 미취업 기간이 1년 늘 때마다 현재 실질임금은 6.7%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미취업 기간이 1년일 경우 5년 후 상용직 근무 확률은 66.1%였지만, 3년으로 늘면 56.2%로 떨어졌다.
한은은 "청년층의 구직 기간이 길어지면 숙련 기회를 잃어 인적 자본 축적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이후 생애 전체로 고용 안정성이 약해지는 상흔 효과를 겪는다"고 우려했다.
이 같은 현상은 1990년대 초중반부터 2000년대 사이 노동시장 진입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은 일본 '취업 빙하기 세대'와 유사하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도 과거보다 가중됐다. 소형 비아파트 주택 공급이 수익성 저하와 원가 상승으로 충분히 늘지 못하면서 월세가 가파르게 올랐기 때문이다.
고시원 등 취약 거처를 이용하는 청년 비중은 2010년 5.6%에서 2023년 11.5%로 늘었고, 최소 주거기준(14㎡) 미달 주거 비중도 2023년 6.1%에서 2024년 8.2%로 확대됐다.
과도한 주거비는 자산 형성과 인적자본 축적을 동시에 제약한다. 주거비가 1% 오를 때 총자산은 0.04% 감소하고, 주거비 지출 비중이 1%포인트 늘면 교육비 비중은 0.18%포인트 줄었다.
전체 연령 부채 중 청년층 부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2년 23.5%에서 2024년 49.6%로 급증했다.
이재호 한은 거시분석팀 차장은 "청년세대의 고용·주거 문제는 개인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제약하는 구조적 문제"라며 "노동시장 경직성을 완화해 이중구조를 개선하고, 소형주택 공급 확대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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