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11-12 17:59:41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5개월째 대표이사 공백 사태에 빠졌다. 이 시기 실적 부진에 연이은 수주 실패까지 겹치면서 KAI는 비상 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전혀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우려다.
특히 정권 교체 시기마다 외풍(外風)에 의해 KAI 수장 교체돼 오면서 민영화론이 재점화하고 있다.
◇ 임원 성과급 반납, 주 6일 근무시행…경영난 타개 노력
12일 업계에 따르면 KAI는 최근 연이은 사업 수주 실패와 경영 실적 악화에 따라 비상 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본부장급 이상 임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하반기 성과급을 반납하고, 주 6일 근무를 시행하는 등 강도 높은 자구책을 마련했다.
KAI는 지난 3일 사내 공지를 통해 "최근 잇따른 사업 수주 실패로 한국형전투기(KF-X), 소형무장헬기(LAH) 등 대형 체계개발 사업 이후 미래 먹거리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며 "기존 사업의 현안과 리스크가 지속되며 우리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회사 전반의 개선 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경영개선위원회'를 구성하고 활동을 시작한다고 전했다.
부문장과 본부장급 임원들로 구성된 경영개선위원회는 매주 일요일 출근해 사내 전반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또한, 임원들의 올해 하반기 성과급 반납을 지시했으며, 출장 시 일당 지급 중단 및 항공 등급 하향 조정 등 처우 일부를 변경했다.
KAI는 국내 주요 사업에서 잇따라 수주에 실패했다. 실제로 해군 표적기 연구개발(R&D) 과제, 천리안 위성 5호 개발 사업 등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이런 사업 부진은 KAI의 실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3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22.6% 감소한 7021억 원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 역시 21.1% 줄어든 602억 원으로 집계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LIG넥스원 등 다른 방산업체들과 비교하면 초라한 성적표다.
이런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리더십 공백'의 장기화를 지적하고 있다. 지난 6월 강구영 사장은 사임했고, 5개월간 공백 사태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KAI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강구영 사장) 리더십 공백과 수주 부진은 개연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실적 부진 속 자구노력에 나서면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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