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카카오페이, 4000만 고객 정보 中에 맘대로 바치고도 뻣뻣…부끄러움 잃은 거대 자본

김지현 기자

ababe1978@alphabiz.co.kr | 2026-06-11 17:57:57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 = 김지현 기자] ​금융 플랫폼이 기대는 밑바탕은 굳건한 믿음이다. 실물 화폐 없이 데이터만 오가는 디지털 금융 생태계에서 고객 개인정보를 지키는 일은 기업이 마땅히 짊어져야 할 첫 번째 책무다.

하지만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발판 삼아 거대 권력으로 몸집을 불린 카카오페이는 평범한 상식을 헌신짝처럼 내동댕이쳤다. 시민 4000만 명이 지닌 내밀한 개인정보를 중국계 기업 알리페이에 몰래 넘겼다는 사실을 법원이 거듭 확인했다.

그런데도 카카오페이는 잘못을 뉘우치기는 커녕 핑계 대기에 바쁘다. 시민 권리를 짓밟고도 부끄러움을 모르는 거대 자본이 보여주는 뻔뻔한 민낯이다.

​◇ 위탁이라 우기다 철퇴…법원 “시민 통제권 빼앗아”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1일 카카오페이가 개인정보보호위원회를 상대로 낸 60억 원대 과징금 취소 소송을 모두 기각했다. 기각에서 재판부는 카카오페이가 2019년부터 5년 동안 시민 휴대전화 번호와 전자우편 주소를 비롯한 24가지 정보를 알리페이 싱가포르 법인에 동의 없이 넘긴 행위가 명백한 위법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그동안 ​카카오페이는 애플이 매기는 결제 위험도를 측정하려고 암호화한 고객 정보를 건넸을 뿐이기에 동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처리 위탁’이라고 뻗댔다.

하지만 법원은 얄팍한 변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고객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제3자 제공’이며 고객이 누려야 할 ‘개인정보 자기통제권’을 송두리째 무너뜨렸다고 엄중히 꾸짖었다.
 

(사진=연합뉴스)


​◇ 애플 안 쓰는 고객까지 ‘돈벌이 불쏘시개’ 삼은 탐욕

​무엇보다 분통이 터지는 대목은 애플 서비스를 쓰지않는 고객 정보마저 알리페이로 몽땅 넘어갔다는 사실이다. 해당 고객은 영문도 모른 채 자신과 상관도 없는 거대 외국 자본이 수수료를 아끼도록 돕는 불쏘시개로 가장 사적인 정보를 빼앗겼다.

거대 플랫폼 기업이 혁신이라는 허울 좋은 포장지를 두르고 뒤로는 고객 정보에 대한 인권을 글로벌 비즈니스를 잇는 땔감쯤으로 여겼음을 보여주는 참담한 증거다.

​진짜 심각한 문제는 초유의 정보 유출 사태를 바라보는 카카오페이의 비뚤어진 잣대다. 이토록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다면 마땅히 기업 최고 책임자가 나서서 고개를 숙이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다짐해야 옳다.

그러나 카카오페이는 국가 기관이 내린 징계를 거부하고 대형 로펌을 앞세워 법정 싸움을 벌이면서 시간을 끌었을 뿐이다.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사진=카카오페이)


​◇ 사과 대신 “안타깝다”…거대 자본의 오만방자한 몽니

​1심 재판에서 지고 난 뒤 카카오페이가 낸 입장은 적반하장 그 자체다. 피해 고객을 향한 사과는 단 한 줄도 없이 “법원이 달리 판단해 안타깝다”며 도리어 억울한 기색마저 내비쳤다.

남의 정보를 허락도 없이 중국 기업에 가져다 바치고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오만방자한 태도다.

​카카오페이는 알량한 법리 다툼으로 당장 내야 할 과징금 60억 원을 아낄지 모른다. 하지만 그사이 카카오페이를 향한 4000만 시민의 굳건한 믿음은 모래성처럼 무너진다.

카카오페이는 법의 맹점 뒤에 숨어 항소장을 만지작거릴 때가 아니다. 핑계와 변명을 거두고 정보 주권을 빼앗은 시민 앞에 엎드려 진심으로 참회해야 한다.

끝내 반성하지 않고 뻔뻔한 몽니를 부린다면 ‘카카오페이 삭제’라는 가장 매섭고도 단호한 심판을 내릴 것이다.

 

[ⓒ 알파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