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몰아주기, 사유기회유용, 분할 및 합병 등 기기묘묘 수법 총동원”
이재명 전 대표, 한화 논란 콕 집어 지적…상법개정 불지펴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4-14 18:46:42
(사진=알파경제)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최근 한화그룹의 김승연 회장이 세 아들들에 ㈜한화 지분을 증여했다. 경영권 승계가 완료됐다고 선언했다.
한화에너지 기업공개(IPO),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규모 유상증자, 한화 지분 증여 등 불과 한두달 사이에 기습적으로 벌어진 일들이다.
일련의 과정은 결국 경영권 승계를 위한 과정으로 짐작할 수 있다.
지난달 ㈜한화는 공시를 통해 김승연 회장이 보유한 한화 지분총 11.32%(844만8970주)를 장남 김동관 부회장(4.86%), 차남 김동원 사장(3.23%), 삼남 김동선 부사장(3.23%)에게 증여했다.
이로써 오너 3세가 보유한 ㈜한화 직접 지분율은 20.51%, 여기에 3형제가 100% 지분을 보유한 한화에너지의 22.16%를 합치면, 총 42.67%로 사실상 경영권 승계가 마무리됐다고 한화는 설명했다.
(사진=한화그룹) ◇ 자본금 30억원짜리 총수일가 회사, 24년만 한화그룹 지배
여기서 주목해야할 기업이 한화에너지다. 한화에너지는 세 아들들이 한화그룹을 지배하는데, 지렛대 역할을 한 중요한 기업이다.
한화에너지는 지난 2001년 한화 전산사업부문이 한화에스앤씨는 네트워크 구축 및 컨설팅서비스와 소프트웨어 개발, 정보처리기술을 담당하는 IT 서비스 회사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은 한화에스앤씨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한화에스앤씨는 2007년과 2009년 출자와 합병 등을 거쳐 군장열병합발전과 여수열병합발전 지분을 100% 인수했다.
그러면서 한화에너지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에이치솔루션과 한화시스템이 분할·합병하면서 현재 한화에너지로 몸집을 불렸다.
쉽게 말해 한화에서 분사한 사업 부서는 24년간 분할과 합병 과정을 반복하면서 한화 1대 주주로 등극한 것이다. 자본금 30억원짜리 총수일가 지분 100% 회사가 한화그룹을 지배하게 된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 “일감 몰아주기, 사유기회유용, 분할 및 합병 등 기기묘묘 수법 총동원”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한화 경영권 3세 승계,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토론회에 참석한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는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과정에 대해서 “재벌 편법, 탈법, 승계방식의 종합판으로 총수 가족, 계열사간 주식매매, 일감 몰아주기, 사유기회유용, 기업인수, 인적·물적분할, 합병과 역합병 등 온갖 기기묘묘한 수법을 총동원된 사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화의 경우 총수 자녀가 헐값 인수를 통한 지분 승계가 이뤄졌으나, 자녀간 계열(사업)분리는 시작하지 못했다”면서 “승계의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일련의 과정을 보면 한화그룹은 회삿돈으로 총수일가 회사의 몸집을 불려 경영권 승계에 동원된 것이나 다름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