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5-12-29 17:44:00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 차남의 취업을 청탁한 뒤 국회에서 빗썸 경쟁사인 업비트의 문제점을 집중 지적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직 보좌진의 폭로로 시작된 이번 의혹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의 권한을 사적으로 이용했다는 의혹으로 번지며 파장이 커지는 모습이다.
29일 정치권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김 원내대표의 전직 보좌진 A씨는 김 원내대표가 차남 김 모 씨를 빗썸에 취업시키기 위해 보좌진을 동원해 이력서를 전달하는 등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지난해 11월 13일 정무위 소속 신분으로 빗썸 이재원 대표 등 임원진과 서울 마포구의 한 식당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빗썸은 이 회동 열흘 뒤인 11월 말 '수학 전공자 우대' 조건이 포함된 데이터 분석 인턴 채용 공고를 냈다.
이는 미국 켄터키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한 차남 김 씨의 이력과 정확히 일치한다. 김 씨는 지난 1월 빗썸 데이터분석팀에 입사해 근무하다 지난 6월 퇴사했다.
A씨는 김 원내대표가 빗썸 측과의 회동 직후 보좌진에게 "두나무(업비트 운영사)를 공격해야 한다"며 질의 준비를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실제로 김 원내대표는 차남 입사 두 달 뒤인 지난 2월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업비트를 겨냥한 공세를 펼쳤다.
당시 김 원내대표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의 가장 큰 문제는 특정 거래소의 독과점"이라며 업비트의 고객확인제도 위반 사례 70만건을 직접 언급하며 질의를 쏟아냈다. 반면 빗썸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
김 원내대표 측은 관련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빗썸 측도 "모든 채용은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됐다"며 "수학 전공자 우대는 데이터 분석 직무의 일반적인 특성"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김 원내대표와 관련된 의혹들을 수사 중이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김 원내대표 수사 상황에 대해 "(의혹과 관련해) 새롭게 고발되는 것들이 있다”며 "진행 중인 수사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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