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빚투’ 20조원 돌파… 증권사, 한도 바닥에 신용융자 중단까지

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3-04-21 17:31:32

 

주식 빚투 열풍 이미지. (사진=연합뉴스 자료사진)

 

[알파경제=이준현 기자]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규모가 커지면서 일부 증권사들의 신용 공여 한도가 바닥을 드러냈다. 위기에 봉착하자 신용융자를 중단하는 증권사까지 등장했다.


2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기준 코스피·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0조 1369억원(19일 기준)으로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20조원을 넘었다.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투자자들이 증권사로부터 자금을 빌려 주식에 투자한 뒤 갚지 않은 금액이다. 빚투인 셈이다.

시장별로 보면 코스피 시장이 7434억원, 코스닥 시장이 10조 3936억원으로 집계됐다.

투자자들의 빚투가 급증하면서 일부 증권사들의 신용 공여 한도도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의 신용공여 한도는 자기자본의 100%로, 자기자본 규모 이상으로 대출액을 늘릴 수 없다.

한국투자증권이 신용공여 한도 소진으로 신규 신용융자 거래를 일시 중단하기로 했다. 기한은 미정이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추후 공지가 있을 때까지 신용융자 신규 매수는 물론 주식,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채권담보대출 등 예탁증권담보 신규대출도 일시 중단된다.

한국투자증권 측은 “신용공여 한도를 매일 확인하는데 올해 시장 거래대금과 대출이 증가해 이 한도가 모두 소진되면서 이들 업무를 일시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단 보유 중인 융자와 대출 잔고에 대해서는 요건을 충족할 경우에 만기를 연장할 수 있다.

키움증권도 신용융자 대용 비율 조정에 나섰다. 보증금률에 따라 40∼55%였던 대용 비율은 30∼40%로 내리고, 현금 비중은 5%에서 15%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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