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실트론 경영권 매각…이달 말 ‘숏리스트’ 선정

SK그룹의 사업 재편 일환
국내외 사모펀드 등 5~6곳 인수 예비 실사 진행 중

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06-11 17:45:38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SK그룹이 사업 재편의 일환으로 추진 중인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 SK실트론의 경영권 매각을 위해 이달 말 적격 예비 인수후보(숏리스트)를 선정할 예정이라고 11일 투자은행(IB) 업계가 밝혔습니다.


현재 국내외 사모펀드를 포함해 5~6곳이 SK실트론 경영권 인수를 위한 예비실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25년 6월 11일자 두산, ‘SK실트론’ 인수설…"박정원 회장 장남이 사업확장 주도" 참고기사>


당초 지난 9일 예비입찰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막대한 규모의 자금 조달이 필요한 원매자들의 요청으로 인수의향서(LOI) 제출 기한이 일주일 이상 연장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아직까지 LOI를 제출한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돼 막판까지 치열한 눈치 싸움이 예상됩니다.

이달 중 숏리스트 선정이 완료되면 세부 조건 협의와 최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거쳐 이르면 3분기 내에 딜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칩의 핵심 기초소재인 반도체용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의 전문 기업입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SK실트론의 지분 가치를 기존 사업인 실리콘(Si) 웨이퍼 사업만 약 5조원(100% 지분 기준)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미래 사업인 실리콘카바이드(SiC) 웨이퍼 사업의 가치 측정 방식이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Si 웨이퍼 사업의 경우, 기업의 현금흐름 수준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별도 기준 약 7천억원 수준입니다.

업계에서는 올해도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라 내년에는 2022년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경영권 프리미엄과 국내 신규 Si 웨이퍼 공장 증설 투자 비용 약 2조원 등을 고려하면 SK실트론의 Si 웨이퍼 사업 가치는 EBITDA의 10배인 약 7조원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석입니다.

SK실트론의 순차입금 약 2조원을 차감하면 지분가치는 약 5조원 이상으로 추산됩니다. 이 경우 SK㈜가 보유한 이번 매각 대상 지분 70.6%의 가치는 약 3조5천억원 규모에 달합니다.

IB 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최근 이미지 하락을 만회하고 초대형 사모펀드 운용사로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SK실트론 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MBK의 행보에 따라 최종 인수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언급했습니다.

SK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SK실트론의) 지분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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