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현 기자
wtcloud83@alphabiz.co.kr | 2026-05-11 17:28:29
[알파경제 = 이준현 기자] 영업이익에 연동한 성과급 배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확산하는 가운데, 카카오 노조가 5개 법인의 임금협약 결렬을 선언하고 오는 20일 단체행동에 돌입한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2026년 임금협약이 최종 결렬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이 진행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노조는 오는 20일 경기 성남시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단체행동을 개시할 방침이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성과급 배분이다. 노조는 교섭 과정에서 영업이익의 13~15% 수준에 해당하는 성과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카카오 영업이익은 약 4400억원으로, 요구안이 수용될 경우 직원 1인당 성과급은 약 1500만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 같은 요구의 출발점으로는 SK하이닉스 사례가 꼽힌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9월 노사 합의를 통해 연간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고정하고 기존 상한(기본급의 1000%)도 폐지했다.
이후 대기업 노조를 중심으로 이익 연동 배분 요구가 확산 일로를 걸었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 현대자동차 노조는 순이익의 30%, LG유플러스 노조는 영업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각각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도체에서 시작된 '이익 배분 공식화' 흐름이 제조·통신을 지나 플랫폼 업종에까지 닿은 셈이다.
노조는 교섭 결렬의 원인을 성과급 규모로만 귀결시키는 사측의 프레임에 반발했다.
노조는 "교섭 결렬의 책임은 성과급이라는 단일 쟁점에 있지 않으며, 일방적 의사결정을 반복해 온 경영진의 태도가 만든 결과"라고 밝혔다. 또 수년간 역대 최대 실적이 이어지는 동안 직원 보상은 제한적이었던 반면 임원 보수는 지속적으로 확대됐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성과급 외에도 노동시간 초과 문제, 직장 내 괴롭힘 의혹에 대한 미흡한 대응, 구성원을 대상으로 한 포렌식 동의 강요 등을 갈등의 추가 원인으로 지목했다.
카카오 측은 노동조합과의 협의를 성실히 진행해 왔으나 보상 구조 설계의 세부 사항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며, 대화 창구를 열어두고 원만한 합의를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위원회 조정 절차가 최종 결렬되면 노조는 쟁의행위 수순을 밟을 수 있다.
다만 조정 결렬이 즉각적인 파업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조합원 찬반투표 등 내부 절차를 거쳐 쟁의 여부가 결정된다. 카카오 노조는 2024년에도 단체협약 교섭 결렬로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 전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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