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4-11-25 18:32:20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금융감독원이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를 이례적으로 두 차례 연장했다.
우리금융이 차기 은행장 선임과 생명보험사 인수 등 주요 현안을 앞둔 시점에서 금융당국의 검사 연장이 향후 경영 전반에 미칠 영향에 이목이 집중된다.
◇ 부당대출 수사에 정기검사까지…금융당국 전방위 압박
2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감원은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에 대한 정기검사 기간을 이달 말까지 1주일 추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7일 시작된 정기검사는 당초 이달 15일 종료 예정이었으나, 22일 한 차례 연장된 데 이어 이번에 또다시 검사 기간이 늘어났다.
금감원의 이번 검사 연장은 부당대출과 자본적정성 관련 추가 조사 필요성에 따른 조치다.
금감원은 우리은행이 2020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손태승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친인척 관련 법인이나 개인사업자에 350억 원 규모의 부당대출을 실행했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이 파악한 추가 부당대출 70억~100억원을 포함하면 총 부당대출 규모는 최대 45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손 전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태다.
서울남부지법은 26일 오후 2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병환 금융위원장은 지난 24일 KBS '일요라이브'에 출연해 "우리금융 사태에 대해 매우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엄중한 인식 하에 필요한 조치가 있을 경우 엄정하게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감원장도 지난달 29일 내부 임원회의에서 "우리금융의 외형 확장 중심 경영이 초래할 수 있는 잠재 리스크에 대한 면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 차기 은행장 선임 '조병규 교체' 수순…내부 승진 vs 외부 영입 기로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 이사회는 조병규 현 행장의 연임을 사실상 배제하고 차기 은행장 후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우리금융지주 이사들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소재 본사에서 정례 이사회를 열고 조 행장의 연임이 사실상 어렵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 행장은 부당대출 과정에 직접 연루되지는 않았으나, 위법사실을 인지하고도 금융당국 보고를 지연한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포함됐다.
◇ 보험사 인수 '빨간불'…우리금융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장 차질
이번 정기검사 결과는 우리금융의 동양생명과 ABL생명 인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리금융은 지난 8월 중국 다자보험그룹과 두 생명보험사의 패키지 인수계약을 체결했다.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보험사가 없는 우리금융으로서는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핵심 전략이다.
하지만 현행법상 금융사가 타 금융사 최대주주가 되기 위해서는 최근 1년간 '기관경고' 조치를 받지 않아야 하며, '대주주 적격성' 심사도 통과해야 한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측은 "여전히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이번 정기검사에서 중징계가 내려질 경우 보험사 인수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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