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최애 탈퇴해도 환불 불가?"…팬심 볼모 잡은 K-팝 기획사 '갑질 약관' 무더기 철퇴

​공정위, 18개 엔터사·6개 플랫폼 팬클럽 약관 심사… 8개 불공정 조항 적발
​"혜택 한 번 쓰면 환불 안 됨!" 배짱 영업 끝… 위약금 빼고 부분 환불 가능
​SM·YG·카카오 등 '서버 터져도 나 몰라라' 꼼수 면책 조항도 전면 시정

김민영 기자

kimmy@alphabiz.co.kr | 2026-06-10 17:27:41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민영 기자] K-팝을 이끄는 국내 대형 기획사들이 팬들의 맹목적인 사랑을 볼모로 배짱 영업을 일삼다 결국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0일 국내 18개 엔터테인먼트사와 6개 팬덤 플랫폼의 유료 멤버십 이용 약관을 샅샅이 심사해, 총 8개 유형의 불공정 조항을 적발하고 대대적인 시정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현재 팬들은 콘서트 선예매나 전용 굿즈 구매 혜택을 얻기 위해 1만~5만 원 선의 유료 멤버십에 가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굿즈 하나 샀다고 환불 절대 불가?"…꽉 막힌 환불 문턱 낮춘다

​팬들의 가장 큰 원성을 산 대목은 '환불 불가' 꼼수였다.

그동안 빅히트뮤직과 스타쉽엔터테인먼트 등은 약관에 '가입 후 7일이 지났거나, 단 하나의 혜택이라도 누렸다면 환불 원천 봉쇄'라고 못 박아뒀다.

​이에 공정위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아이돌의 활동 일정에 따라 팬들이 얻는 혜택이 오락가락할 수밖에 없는데,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중도 탈퇴나 환불을 막는 행위는 명백한 갑질이라는 것이다.

​결국 기획사들은 꼬리를 내렸다. 앞으로 팬들은 가입 후 7일 이내에 혜택을 전혀 쓰지 않았다면 전액을 돌려받는다.

만약 7일이 지났거나 혜택을 일부 누렸더라도, 위약금(통상 가입비의 10%)과 실제 이용 금액만 뺀 나머지 잔액을 당당히 환불받을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멤버가 탈퇴해도, 서버가 터져도 내 알 바 아님?"…뻔뻔한 꼬리 자르기 아웃

​기획사가 마땅히 져야 할 책임을 슬그머니 팬들에게 떠넘긴 '나 몰라라' 조항들도 줄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먼저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팬이 멤버십 갱신을 취소하면, 갱신 전에 남아있던 유효기간마저 슬쩍 날려버리던 횡포에 제동이 걸렸다. 앞으로 기획사는 팬이 갱신을 취소해도 남은 기간을 원래대로 돌려놔야 한다.

​YG엔터테인먼트는 그룹 멤버가 교체되거나 탈퇴해 애초 약속한 콘텐츠를 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우리 잘못이 아니면 환불 안 됨!"을 외치던 조항 역시 뜯어고친다.

​카카오엔터와 CJ ENM도 툭하면 터지는 서버 장애나 불법 접속 피해에 대해 "우린 책임 없다"며 일방적으로 발을 빼던 꼼수 약관도 시정 지시를 받았다.

김정규 법무법인 두우 변호사는 ​"K-팝이 전 세계를 호령하는 산업으로 컸지만, 정작 지갑을 여는 팬을 대하는 기획사의 수준은 여전히 구시대적이었다"면서 "공정위 시정조치를 거울삼아 무소불위의 콧대를 세우던 기획사들이 진정한 팬 퍼스트(Fan First)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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