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남숙 기자
parkns@alphabiz.co.kr | 2024-08-30 17:29:32
[알파경제=박남숙 기자] 두산밥캣(241560)이 두산로보틱스의 합병 철회 결정을 공시했다.
지난 29일, 두산밥캣은 정정공시를 통해 상장폐지를 포함하는 두산로보틱스와의 포괄적 주식교환 계약을 철회했다. 회사 측은 주주와 시장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두산에너빌리티의 분할 및 두산밥캣의 두산로보틱스 이전은 그대로 진행하며 합병비율도 현재는 유지, 임시 주주총회도 9월 25일 기존대로 열릴 예정이다.
이로써 두산밥캣의 기존 주주 주식매수청구권은 주식교환 철회로 소멸,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은 유지된다.
◇ 매수청구 규모가 관건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두산밥캣의 입장에서는 대주주가 두산에너빌리티에서 두산로보틱스로 바뀌는 이벤트로 전환되었으며, 최대주주 변경 외의 다른 변화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최대주주가 아직 충분한 규모의 매출이 발생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R&D 및 Capex에 대한 니즈가 크고 차입금 상환에 대한 부담도 발생하게 되는 상황이라 고배당에 대한 유인이 클 것으로 판단되는데, 이는 소액주주들에게도 긍정적이란 분석이다.
정동익 연구원은 "두산로보틱스가 향후 두산밥캣 지분 일부매각을 통해 차입금 상환 등을 시도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을 것"이라며 "이 경우 오버행 이슈가 불거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여전히 성공의 관건은 매수청구 규모로 보인다.
지배구조 개편안의 내용이 일부 변경되었지만 변경된 계획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매수청구권이 과도하게 행사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에는 변화가 없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 주주들의 동의가 중요한데, 이는 연결손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 자회사가 분할되어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시장하락과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발로 대상기업들의 주가가 매수청구가보다 낮아진 상황에서 최근 SK그룹 사례에서 보듯 소액 투자자들의 이익에 반하는 인위적 합병에 대한 국민연금의 부정적 기류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이동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주가의 변수는 주식 청구 매수권 소멸에 따른 실망 매물과 2분기 실적 쇼크 이후 업황 하락 부담"이라며 "시너지 강화를 위한 배당확대 기대와 미국 금리인하 시 업황 회복 기대는 긍정적 요인"이라고 파악했다.
이외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 기존주주의 과도한 주매청 신청, 임시주총 안건 부결 시 전체 지배구조 재편이 무산될 가능성이 있으며 감독기관의 정정요구가 추가될 경우 일정의 지연 우려로 지적된다.
◇ 건설장비 수요 개선 더뎌..내년부터 수요 개선 전망
키움증권에 따르면, 두산밥캣의 2024년 매출액은 9조 116억 원으로 전년 대비 7.7% 감소하고, 영업이익은 1조 222억 원으로 26.5%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고금리 장기화 및 강달러 지속에 따른 불안정한 매크로 환경에 건설장비 수요 개선 속도가 더딘 상황이란 판단이다.
이한결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지만 수요 개선으로 이어지기까지 시차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완만한 속도의 회복세가 예상되며 2025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인 수요 개선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흡수합병 공시가 나온 지난달 11일 이후 기존 주주가치를 훼손하는 지배구조 개편에 대한 실망감에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현재 주가는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5.3배 수준으로 글로벌 경쟁사 대비 저평가 구간이란 판단이다. 이에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하고 실적 추정치 하향으로 목표주가는 6만6000원으로 내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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