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혜영 기자
kay33@alphabiz.co.kr | 2025-11-20 17:23:03
[알파경제=차혜영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SK그룹 회장)이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 대규모 투자를 위한 '금산분리' 규제 완화 논란에 대해 "지주회사 금산분리를 원한 것이 아니었다"고 선을 그었다.
이는 규제 완화 시 SK그룹이 특혜를 누릴 수 있다는 지적에 따른 해명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한국경제인협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중견기업연합회가 공동 개최한 제2차 기업성장포럼에서 "기업들이 '돈이 없다'는 이야기가 왜곡되어 금산분리 완화 요구로 비춰졌지만, 저희는 금산분리 자체를 원한 것이 아니다"라고 20일 밝혔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의 상호 소유 및 지배를 금지하는 원칙이다.
재계는 AI 시대의 막대한 투자 수요에 맞춰 금융 활성화를 위해 금산분리 완화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특히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접견하며 AI 산업 분야에 한해 투자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 검토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논의가 더욱 활발해졌다.
최 회장은 전날에도 국민의힘에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제 완화를 포함한 입법 현안 건의안을 전달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런 규제 완화 논의 과정에서 SK그룹이 가장 큰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주회사 금산분리 규제가 완화될 경우, 일반 지주회사가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고 자체 펀드를 통해 대규모 투자를 위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는데, 현재 SK그룹만이 이런 혜택을 실질적으로 누릴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이는 SK그룹이 외부 자금을 활용하면서도 그룹 지배력을 유지하는 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최 회장의 이번 발언은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금산분리 규제 완화 움직임에 대해 "투자 부담을 감당할 수 있는 새로운 제도를 정부가 마련해달라는 취지"라며 "숙제(투자)를 해내기 위한 방법론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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