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택 기자
sitory0103@alphabiz.co.kr | 2025-10-28 17:46:19
[알파경제=김영택 기자] 청년층 사이에서 '빵지 순례' 명소로 알려진 런던베이글뮤지엄에서 20대 노동자가 과로사로 사망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해당 노동자의 사망 원인과 관련, 회사 측이 근무 기록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어, 고용노동부가 근로감독 착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사망한 정효원(26) 씨는 런던베이글뮤지엄 인천점에서 주임으로 근무했습니다. 입사 14개월 만인 지난 7월 16일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 유족 측 “사망직전 주 80시간 초과 근무”...근로계약서 주 40시간의 두배
유족 측은 정 씨의 스케줄표와 메신저 대화 기록 등을 분석한 결과, 사망 직전 일주일간 주 80시간에 달하는 초과 근무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정 씨는 매일 오전 9시 이전 출근해 자정 무렵 퇴근하는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렸으며, 퇴근 후에도 서류 업무나 잡무를 처리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정 씨의 근로계약서가 주 40시간 기본 근로에 주 14시간의 초과 근로를 포함한 총 54시간 기준으로 작성되어, 주 52시간 근로시간 상한제를 위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유족 측은 평소 건강했던 정 씨가 기존 질병 없이 사망했으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에서도 특정 질병이 사인으로 단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근거로 과로사를 주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런던베이글뮤지엄 측은 과로사 의혹을 부인하며, 스케줄표 외의 근로시간 관련 자료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고인이 사망하기 전 일주일간 카카오톡 대화 내역 및 근무 스케줄표를 살펴보면 ▲7월 9일 10시간 근무 ▲10일(휴무) ▲11일 21시간 3분 근무 ▲12일 16시간 41분 근무 ▲13일 13시간 31분 근무 ▲14일 6시간 근무(휴무일 출근) ▲15일 15시간 30분 근무 등 총 82시간 45분을 근무했습니다.
◇ 산재 신청에 런던베이글 고위 임원 유족에게 “매우 부도덕해” 논란
더불어 회사의 한 고위 임원은 산업재해 신청을 고려하는 유족에게 "매우 부도덕해 보인다"는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런던베이글 고위 임원은 직원 사망 2주 뒤 유족 측에 “(산재를) 신청한다면 진실을 알고 있는 저와 직원들이 과로사가 아님을 적극적으로 밝히겠다”면서 “양심껏 모범 있게 행동하시길 바란다”며 폭언에 가까운 말을 했습니다.
유족 측은 스케줄표의 경우 사후 수정이 가능하며, 정 씨가 기록된 시간 외에도 근무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하면서 구체적인 근로시간 기록 제출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현재 런던베이글뮤지엄에 대한 근로감독 실시 여부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근로감독이 이루어질 경우, 주 52시간 근로시간제 준수 여부와 근로계약서의 적합성 등을 면밀히 조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노동계에서는 정 씨의 동료들 역시 유사한 노동 환경에 놓여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며, 근로감독 범위 확대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한편 런던베이글 LBM은 입장문을 내고, “주 80시간까지 연장근무가 이뤄졌다는 유족분들의 주장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면서 “고인의 평균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추후 노동청 등 조사가 나오면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고, 조사에 성실히 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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