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낸스, 고팍스 인수…가상자산거래소 ‘지각변동’ 예고

업비트-빗썸 양강 체제 흔들 전망

김교식 기자

ntaro@alphabiz.co.kr | 2025-10-16 17:23:43

(사진=연합뉴스)

 

[알파경제=김교식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시장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이했습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15일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낸스(Binance)의 국내 5위 거래소 고팍스(GOPAX) 인수를 최종 승인했습니다.

이번 결정은 '업비트-빗썸' 양강 구도로 굳어져 있던 국내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됩니다.

바이낸스는 지난 2020년 한국 시장에서 철수한 바 있으나, 막대한 자본력과 선진 기술력을 기반으로 고팍스 인수를 통해 한국 시장 재진출한 겁니다.

작년 바이낸스는 창펑 자오 전 CEO의 사법 리스크 등으로 인해 FIU의 임원 변경 신고 수리가 보류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미국 당국과의 법적 문제가 일단락되고, 고팍스가 제출한 사업 계획이 금융 당국의 기준을 충족시키면서 한국 시장 진출의 길이 열렸습니다.

시장은 이번 바이낸스의 등장을 반기는 분위기입니다.

그간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약 70~80%, 20~30%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면서 사실상 독과점 체제를 유지해왔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의 리처드 텅 대표가 최근 서울 서대문구 한 사무실에서 언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특히 투자자들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다양한 서비스와 낮은 수수료 정책 도입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바이낸스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은 '규모의 경제'입니다.

전 세계 2억 9000만명 이상의 사용자를 기반으로 한 풍부한 유동성은 국내 거래소들이 따라잡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더욱 유리한 가격과 빠른 체결 속도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알파경제에 "바이낸스의 수수료 정책이 국내 거래소 입장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현재 업비트와 빗썸의 원화마켓 거래 수수료는 통상 0.05% 수준인데, 바이낸스는 최저 0.01% 수준으로 낮은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다른 관계자는 "고팍스를 인수한 바이낸스가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거래수수료 인하, 공격적 마케팅 활동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오더북 공유, 파생상품 도입 등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며, 낮은 시장점유율을 타개할 공격적인 행보가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바이낸스가 고팍스를 통해 유사한 저가 수수료 정책을 시행할 경우, 수수료에 민감한 국내 투자자들의 대규모 이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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